[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하이브를 향해 "나는 죄가 없다"고 외쳤고, 민희진의 사내 성희롱 은폐를 주장한 어도어 전 직원은 "내가 이길 것"이라 선언했다. 물리고 물리는 '죄 사슬' 속에 "누가 죄인인가"라는 기싸움이 흉흉한 기세를 드러냈다.
민희진 전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하이브와 K팝을 향한 민희진 전 대표의 신랄한 비판은 물론 뉴진스의 신곡 데모가 깜짝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2시간 가량 이어진 강연에서 단연 주목받은 발언은 어도어 대표직 해임에 대한 입장이었다. 앞서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민희진 전 대표는 소속 그룹의 프로듀싱만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희진 전 대표와 뉴진스 모두 반발하며 대표이사직 복구를 요구했다. 그러나 어도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희진 전 대표는 "나 보고 프로듀싱만 하라는 것은 업을 모르는 발언이다. 프로듀싱만 할 거라면 어도어에 오지 않았다"며 "나는 어도어를 나간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뉴진스 멤버들도 억울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없는 죄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거짓말로 아무리 부풀려도 결국 (진실이) 드러날 거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과 순리"라며 "(하이브와의 싸움에서) 내가 이길 거다. 죄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민희진은 하이브와의 소송에서 나온 비용이 23억원에 달한다는 소식도 알렸다.
민희진 전 대표의 거침없는 발언은 청중의 박수를 자아냈고 온라인상에서도 빠르게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민희진 전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했다고 주장한 어도어 전 직원 A씨는 그의 "죄가 없다"는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조용히 무시하면 없던 일이 되나. 나도 이겨야겠다"는 말로 민희진 전 대표를 저격한 A씨는 "아직도 사과 한마디 없다. 민희진은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신고를 무마하려고 조사에 개입하고, 동의없이 카톡을 공개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뒤에서는 쌍욕을 남발했다. 공개사과 요구했던 돌아온 답변은 연봉 공개와 18장 짜리 모함, 그리고 지난주 부대표가 제게 건 명예훼손 형사고소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민희진의 이야기를 수많은 이들이 믿어주고 응원하고 있다는 게 충격"이라며 "적어도 (민희진이) 반성은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마치 없던 일처럼 묻어버리고 본인은 죄 없다고 외치고 측근 부대표는 형사고소 하고 있는 걸 보니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유감"이라고 일갈했다.
하이브와의 고소전에 23억원을 지출했다는 민희진 전 대표의 발언에는 "고소건이 추가될 때마다 수백, 수천만원의 돈이 들고 선택권 없는 평일 조사 진술을 하기 위해 양해를 구해야 한다. 진술을 하러 가서는 짧게는 3시간, 길게는 5시간에 걸쳐서 다시 마주하기 싫은 제 피해 사실을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가해자의 인신 공격 발언과 허위 적시 내용을 직접 하나하나 말해야 한다"는 말로 맞붙었다.
또한 A씨는 오히려 하이브가 자신을 돕기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A씨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 후 사과, 재조사를 진행할 외부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끝으로 A씨는 "저로선 절 무시하고 모함하고 고소하는 쪽 보다는 (하이브가) 낫다"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가해자의 무시로 일관하는 뻔뻔함과 인터넷을 뒤덮는 가해자 응원과 옹호, 그리고 가해자의 논리로 공격하는 2차 가해다. 잊지 않고 따듯한 말 한마디 해주시는 분들 감사하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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