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Q(큐) 글 신희재·사진 손힘찬 기자] 3회 안타. 5회 홈런. 7회 고의4구.
해결사는 팀이 어려울 때 존재감을 발휘한다. KIA(기아) 타이거즈 최형우(41)가 허리 부상을 이겨내고 V12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개인 통산 6번째 우승 반지도 따라왔다.
최형우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6번 지명타자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빛났다. KIA는 삼성을 7-5로 꺾고 시리즈를 4승 1패로 마감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가장 눈길을 끈 소식은 최형우의 선발 복귀였다. 1~3차전 내리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최형우는 4차전 갑작스럽게 라인업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범호 KIA 감독은 26일 “형우가 허리가 안 좋아 선발에서 빠졌다. 대타도 될지 안 될지 확인해 봐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다행히 이틀 만에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이범호 감독은 28일 “트레이닝 파트와 충분히 상의했다. 본인도 아침부터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최형우가 나가는 게 팀에도 좋다”며 최형우의 복귀를 반겼다.
1회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형우는 두 번째 타석부터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KIA가 1-5 뒤진 3회말 1사 1,3루에서 좌완 이승현의 초구 커브를 받아쳐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대포를 가동했다. KIA가 2-5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볼카운트 1-2에서 김태훈의 5구째 시속 140km 패스트볼을 휘둘렀다. 높이 뜬 공은 우익수 뒤 110m 솔로포로 이어졌다. 40세 10개월 12일로 김강민(40세 1개월 25일)을 뛰어넘고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최형우의 2타점은 경기 초중반 고전하던 KIA 타선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KIA는 이날 1회부터 4회까지 잔루 9개를 쌓으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이범호 감독은 “기회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긴장해서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고 복기했다.
그래도 최형우의 홈런으로 KIA는 5회 5-5 동점을 만들고, 6회 6-5로 역전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최형우는 7회말 2사 1,3루에서 김재윤 상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는 등 뒤늦게 견제를 받았으나 이미 무게 추는 기울어진 뒤였다.
한국시리즈가 KIA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최형우는 개인 통산 6번째 우승 반지를 획득했다. 최형우는 삼성 소속으로 4회(2011~2014), KIA 이적 후 2회(2017,2024) 우승을 경험했다.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우승을 2개 팀 유니폼을 입고 6번이나 경험했다.
베테랑 최형우는 정규시즌에서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다.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으로 KIA 타자 중 김도영(109타점)과 나란히 최다 타점을 올렸다. 나이를 믿기 어려운 활약이다.
지난 1월 최대 2년 22억원에 최고령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한 최형우는 내년에도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1982년생 추신수(SSG 랜더스), 김강민(한화 이글스)이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KBO 야수 최고령을 앞두고 있다. 최형우의 전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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