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Q 강두원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와 ‘도마의 신’ 양학선이 불러온 체조 열기는 대단했다. 선수들 역시 관중의 환호에 절정의 기량으로 화답했다. 그야말로 체조의 화려함을 볼 수 있는 한 편의 파노라마였다.
19일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2014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가 열렸다. 2011년 첫 대회 이후 2회째를 맞는 국내 유일의 국제체조대회다.
코리아컵은 지난 대회까지 기계체조 종목만 열렸던 대회로 양학선이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만의 신기술인 ‘양학선’을 성공시키며 단번에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도약했던 무대여서 국제적으로도 일약 유명해졌다.
이번 코리아컵 체조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라 하면 기계체조의 현란함에 리듬체조의 아름다움을 더했다는 것이다. ‘요정’ 손연재의 등장과 함께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자 그 종목을 추가한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가진 리듬체조 선수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관심 또한 증폭됐다.
특히 대회가 열린 남동체육관은 주택지구가 밀집된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시민들이 체육관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어 많은 관중들이 체조 선수들의 열띤 경쟁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 ‘체조요정’과 ‘도마의 신’이 불러온 뜨거운 체조 열기
올해 초 개장한 인천 남동체육관은 6만㎡가 넘는 넓은 대지에 세워진 최신식 체조경기장이다. 지하 2층, 지상 3층 구조로 지어져 8828명이 관전할 수 있다. 인천 만수동과 구월동 등 주택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제2경인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잇는 서창분기점이 있어 교통의 요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장점에 손연재와 양학선이라는 두 체조스타가 체육관을 찾아 혼신의 연기를 펼치게 되니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코리아컵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속속 입장한 관중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았다. 3000여 관중은 체조 스타들의 연기를 지켜봤고 손연재가 화려한 의상과 함께 등장하자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고 양학선이 번개 같은 스피드로 눈을 뗄 수 없는 공중동작을 펼치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한 관중은 “손연재와 양학선이 대회에 참가한다기에 아이와 같이 구경왔다. 마침 주말이고 흔히 볼 수 없는 체조 경기이다 보니 더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 ‘요정’의 귀환, 두 번째 코리아컵을 밝히다
이번 코리아컵은 기계체조와 리듬체조를 병행한 터라 리듬체조와 기계체조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등 다소 특이한 방식으로 열렸다.
이날 리본과 곤봉 연기를 소화한 손연재는 “기계체조와 같이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항상 하던 대회방식과 조금 달라서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연재는 오랜 해외생활과 장기간의 비행으로 인한 시차적응 때문인지, 또는 주위에서 부산히 움직이는 기계체조 선수들의 현란한 움직임 때문인지 리본에서는 17.950의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곤봉에서는 수구를 두 번이나 놓치는 실수를 범하며 15.700의 낮은 점수로 5위에 머물렀다.
손연재는 “리본은 지난 리스본이나 페사로 월드컵에서 마지막 부분의 실수가 많았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보통 하지 않는 난도의 기술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도했고 이번에는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며 금메달 입상 소감을 밝혔다.
곤봉 종목 실수에 대해서는 “실수가 조금 나와 아쉽다. 내일 경기 남았으니까 더 노력하겠다”고 짧게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대회가 벌어지는 남동체육관은 오는 10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체조 전 종목이 열리는 경기장이다. 손연재와 양학선을 비롯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자 하는 선수들에게는 미리 아시안게임을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손연재 역시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연기를 한 만큼 최선을 다했다. 아시안게임이 아직 5개월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실감이 나진 않지만 미리 연기를 펼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양학선을 긴장시킨 팬들의 환호,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지길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신기술인 ‘양학선2’를 선보여 단번에 성공한 양학선은 인터뷰실에 들어오며 한껏 들뜬 표정을 보였다. 금메달을 딴 기쁨도 기쁨이지만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는 것을 표정으로 말해 준 것이다.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처음 경기를 가졌다. 좋은 컨디션으로 신기술도 성공하고 만족할만한 성적도 거둬서 기쁘다. 또한 많은 팬들 앞에서 긴장도 됐지만 기량을 충분히 펼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그렇다. 운동선수는 많은 팬들 앞에서 더 힘을 내는 법이고 더 좋은 성적을 낸다. 이번 코리아컵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함과 동시에 내년 월드컵 시리즈로의 격상을 노리고 있다. 그렇기 위해선 선수들의 좋은 성적도 필수적이지만 많은 팬들의 관심 또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인 만큼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텅빈 경기장을 보게 된다면 한국의 스포츠 인기가 형편없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연재와 양학선 같은 아마추어 종목의 스타를 탄생시키고 그들을 긴장시키는 한편 격려도 해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발돋움시키는 것은 팬들의 관심에서 비롯된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들을 긴장시킬 수 있게 많은 관중들이 여러 경기장을 자주 찾아 그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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