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강두원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로 돌아간다. 맨유를 구하기 위해 임시 사령탑에 오른 라이언 긱스(41)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의 맨유’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백투더 퍼기'다.
맨유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데이빗 모예스 감독을 경질한 후 클럽의 ‘살아있는 전설’인 긱스를 임시 감독직에 앉혔다. 임시직이지만 긱스에 지휘봉을 넘겼다는 것은 이른바 ‘퍼기의 아이들’이 지도자 전선에 나섰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맨유는 긱스를 비롯해 폴 스콜스(40), 니키 버트(39), 필립 네빌(37)까지 새로운 코칭스태프로 합류한다고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린 만큼 이들이 맨유에서 발을 맞춘 오랜 기간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긱스는 자신의 스승인 퍼거슨 감독의 스타일로 맨유를 돌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긱스가 ‘전통적인 맨유의 공격적 플레이 스타일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자신의 분명한 생각을 23일 맨유 선수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긱스는 맨유 선수단에 옛 퍼거슨 감독 시절에 보여줬던 강한 압박과 스피디한 역습을 노리며 경기를 지배하는 방식을 되찾자고 말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자회견을 실시하는 장소와 시간 역시 퍼거슨 감독이 즐겨 사용하던 캐링턴 훈련장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9시 30분에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분명 맨유 선수들에게 고무적이다. 현재 맨유 선수들 중 마루앙 펠라이니와 후안 마타를 제외하면 모두 퍼거슨 감독 밑에서 활약한 선수들이다. 그들은 퍼거슨 감독의 전술에 익숙해 있고 퍼거슨 감독이 27년 간 만들어 놓은 훈련 및 경기 일정에 몸과 마음이 적응돼 있다.
2012년 여름 아스날에서 맨유로 이적한 로빈 판 페르시는 한 인터뷰에서 “퍼거슨 감독이 은퇴할 줄 알았다면 맨유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퍼거슨 감독의 은퇴를 아쉬워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맨유에서 퍼거슨 감독의 영향력은 여전히 상당하다. 긱스는 이 점을 노리고 퍼거슨 감독 시절로 회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옛 방식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변화도 분명 필요하다. 모예스 감독을 경질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긱스를 임시 감독직에 앉혔듯이 말이다.
사실 맨유의 부진은 모예스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 역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특히 수비진은 실책을 거듭하며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패(11패)의 수모를 안겼다.
맨유는 현재 수비진의 붕괴가 심각하다. 맨유의 전성기를 이끈 리오 퍼디넌드(36)와 네마냐 비디치(33)는 노쇠화로 인해 더 이상 맨유의 중앙수비 자리를 지킬 수 없고 파트리스 에브라(33) 역시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수비진의 보강이 필수적이다. 현재 맨유는 포르투갈 벤피카의 에제키엘 가라이(28)와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뛰고 있는 커트 조우마(20) 등 베테랑과 유망주를 아우르는 유럽 유수의 수비수들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 놓고 있다.
올 시즌 맨유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모진 풍파를 맞았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더하고 있다. 과연 긱스와 맨유가 올 시즌 남은 4경기를 통해 원래의 맨유로 돌려 놓은 후 다음 시즌 반등에 성공할지, 주시해볼 관심거리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