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어김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워밍업 시간이 돌아왔다. 탄핵 정국으로 마음 한편은 무겁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을 터.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과 연인, 친구 또는 홀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후회는 빼고 만족을 더한 6개 작품을 엄선했다.
◆ 이불 안이 지겨운 '아웃도어족'이라면 : 극장 상영 영화
① 만장일치 호평 연말 대작 '하얼빈'
사전 시사 호평을 업고 예매량 56만장을 돌파하며 '역대 크리스마스 개봉 한국영화 예매량 1위'의 흥행 시동을 켠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 하얼빈 의거를 바탕으로 안중근 장군의 영웅적인 면모를 넘어 인간적인 고뇌를 첨예하게 담아낸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정교하게 짜놓은 판 위에 노니는 배우들의 연기가 압권. 스크린을 압도하는 영상미와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음악은 극장 관람을 추천하게 만든다. 기존 역사극의 영웅서사, 오락 액션이 다소 지겹게 느껴지는 관객이라면 '하얼빈'을 통해 신선한 얼굴의 독립투사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 또한 극 말미 내레이션은 동시대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 자신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114분.
② 놓쳐선 안 되는 입소문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입소문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올해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킬리언 머피 주연의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겨울, 가족들과 소박하게 살아가던 석탄 상인 빌 펄롱이 삶을 되돌아보며 내리는 어떤 선택에 관한 이야기. '한 세대에 한 명씩 나오는 작가'라는 평을 받는 클레어 키건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특히 6000여 석의 적은 좌석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연말 스크린 경쟁 속에 3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어 관객들의 열띤 관심을 실감케 한다. 영화 흥행에 힘입어 원작 소설이 주요 서점 사이트 베스트셀러 톱10에 진입하기도. 영화가 전달하는 따스한 온기는 한 해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관객에게 큰 힘이 될 것. 어수선한 연말, 일상 속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듬뿍 느끼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98분.
③ 명작은 영원하다 '이터널 선샤인'
재개봉 열풍과 함께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터널 선샤인'이 돌아왔다. '이터널 선샤인'은 개봉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관객의 인생영화, 로맨스 필람작으로 꼽힌다. 2005년 첫 국내 개봉 이후 2015년, 2018년, 2024년 3번에 걸쳐 극장을 찾았다고 하니 '이터널 선샤인'을 향한 국내 관객의 사랑은 말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은 '명작이 명작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롯데시네마 단독으로 진행하는 이번 재개봉은 4K 리마스터링으로 한층 더 선명한 감각을 전달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107분.
◆ 따뜻하고 오붓하게, 연말 '집콕러'라면 : TV&OTT 드라마
④ TV로 즐기는 정주행 '무빙'
디즈니+를 아직 구독하지 않았다면, 2023년 최고 화제작이 궁금하다면, 시즌2 시작 전 '무빙'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MBC로 향하라. '무빙'은 지난해 8월 공개 후 디즈니+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 중 최고 시청 기록을 달성한 글로벌 흥행작이다.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의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 디즈니+는 최근 MBC와 손잡고 OTT 가입자만 시청 가능했던 '무빙'을 TV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K-히어로물'의 새 역사를 쓴 작품을 안방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22일 첫 방송된 1-2회는 순간 최고 시청률 6.4%(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 10시에는 6-8회가 방송될 예정이다. 1월부터는 매주 일요일 2회차씩 고정 편성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총 20부작.
⑤ 내년에는 더 가족 같아질 '가족계획'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가족 같아지는 가족이 있다. 서툴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일심, 역경을 헤쳐나가며 한결 더 진짜가 되는 '가족계획' 속 5인이 그 주인공.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 중인 '가족계획'은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해 악당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이야기다. 장르물 전형을 깨는 엉뚱발랄하고 기묘한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 잔혹할 만큼 순수한 다섯 가족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어 더욱 흥미롭다. 베테랑 배우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김국희, 유승목 등과 신예 로몬, 이수현, 권지우, 배재영 등의 케미에 몰입하다 보면 5화가 순식간에 삭제. 크리스마스 정주행을 마치고 오는 27일 공개되는 최종화를 이어본다면 이보다 완벽한 '연말 계획'이 없을 것. 청소년 관람불가. 총 6부작.
⑥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 대신 '조명가게'
강풀 유니버스가 또다시 디즈니+를 뒤흔들었다. '무빙'에 이어 선보인 강풀 작가의 '조명가게'가 디즈니+ 2024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최다 시청 기록 1위, 디즈니+ 런칭 후 두 번째 최다 시청 기록을 쓴 것.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포 장르의 탈을 쓰고 있지만 죽음과 삶의 경계를 바라보는 강풀 작가 특유의 인간적인 메시지가 돋보인다. 여기에 배우 김희원이 연출을 맡아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베테랑 배우의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답게 시나리오 공백을 채우는 풍부한 감정선이 가슴을 찌르르 울리고, 전개 속도에 연연하지 않는 뭉근한 호흡들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공포 장르에 대한 거부감으로 선뜻 도전하지 못한 시청자가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 '찍먹'을 강력 권하고 싶다. '무빙'과의 세계관 연결은 덤! 15세 이상 관람가. 총 8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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