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 강두원 기자] 선수는 자신을 선택해 준 감독에 보답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골이다. 고차원(28·수원 삼성) 역시 서정원(44) 감독의 믿음에 골로 확실하게 보답했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전북 현대를 맞아 결승골을 터뜨리며 경기 MVP에 선정된 고차원의 활약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서정원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을 구성하면서 서정진을 제외하고 고차원을 오른쪽 측면에 배치했다.
서정진은 측면 공격을 중요시하는 서정원 감독의 전술에서 염기훈과 함께 핵심 선수. 하지만 지난달 19일 울산 현대전과 27일 FC 서울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정진이 기대만큼 해주지 못하고 있다. 컨디션이 생각보다 올라오지 못해 오늘 교체명단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신 출전한 고차원에 기대한다.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13일 인천전에 이어 3경기만에 선발로 나선 고차원은 분주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전반전에는 염기훈이 자리한 왼쪽 측면보다 고차원-오장은의 오른쪽 라인의 패스 줄기가 더욱 활발함을 나타내며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고차원은 후반에 접어들어서도 전북의 뒷공간을 끊임없이 파고들었다. 그리고 후반 4분 만에 그 결실을 맺었다. 전북의 진영 오른쪽에서 김두현이 수비 뒤를 돌아들어가는 고차원의 절묘한 패스를 넣어줬고 고차원은 알렉스 윌킨슨의 태클을 피해 왼발로 전북의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3라운드 포항전에서 자신의 데뷔골이자 수원의 K리그 통산 1000번째 골을 성공시켰던 고차원은 이날 결승골을 포함해 올시즌 4경기 출전에 2골을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고차원은 후반 40분 오프사이드에 걸리긴 했지만 권순태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중거리슛을 터뜨리는 등 90분 내내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전북전 최근 6경기 무패(4승2무)의 상승세를 이어 나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서정원 감독은 “고차원 선수는 정말 우리팀에 정말 엑기스 같은 존재다. 포항전에서 1000호골을 터뜨릴 때도, 인천전에서도 중요한 순간 선발로 나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고 있다. 요소요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기쁘다”라고 밝히며 고차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차원은 전남 드래곤즈 소속이던 2013년 6월 수원의 임경현과 맞트레이드되며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2011년 상주에서 33경기 4골을 터뜨리며 전성기를 맞았던 고차원은 명문팀인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한 단계 도약을 준비했지만 당시 수원의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던 서정진에 밀려 2013시즌 하반기 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올시즌 서정진과의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감과 동시에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를 적절히 선보이며 올 시즌 비상의 날개를 펼칠 준비를 마쳤다.
서정원 감독의 말처럼 엑기스 같은 존재로 팀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 줄 고차원의 활약이 앞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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