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 강두원 기자] 다음달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한국대표팀의 최종 23인 명단 발표를 앞두고 정성룡(29·수원 삼성)이 선방쇼를 펼쳤다.
정성룡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이른바 ‘닥공’을 펼치는 전북 현대를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팀의 승리는 물론 전북전 최근 3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전북은 이날 최근 3경기 연속골을 성공시키고 있는 이동국을 비롯해 이승기, 한교원, 레오나르도 등의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수원의 수비진과 골문을 위협했다.
전북이 전·후반 합쳐 때린 슛은 총 18개, 그 중 수원의 골문으로 향한 것은 무려 13개였다. 하지만 정성룡은 13개의 유효슛 중 단 한 번도 자신을 지나가게끔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전반 25분 한교원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슛을 쳐낸 것을 비롯해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된 까이오가 수원 진영 오른쪽에서 올라 온 최철순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을 번개 같은 반사신경으로 선방해 내며 팀의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정성룡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나도 FA컵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어서 힘든 경기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감독님이 이런 때일수록 더 열심히 하자고 말씀해주셔서 집중하고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정성룡은 지난시즌 34경기에 출전해 41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당 1.21골을 내줬다. 2010년 수원 입단 이후 최악의 실점율이었다. 항간에는 ‘이제 정성룡도 내리막이구나’, ‘월드컵에 못 간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 등이 흘러 나왔다.
하지만 정성룡은 지난해 부진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개인적으로 조금 안 좋았던 모습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나아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개인적으로나 팀에서나 열심히 훈련했고 나보다는 팀을 우선시하며 선수들과 하나가 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컨디션이 부쩍 올라온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저의 비결이라기 보다는 포워드진부터 앞선에서 수비를 잘해줬기 때문에 슛찬스를 덜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굳이 말하자면 자신감적인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 서울에도 비록 졌지만 이런 것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실점을 내주지 않는 부분인 것 같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또한 “우리 팀 수비수들의 나이가 조금 어리다. 그만큼 뒤에서 얘기를 많이 해주면서 서로 노력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밖에 연습할 때도 경기에 나설 때처럼 했던 것이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컵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는 골키퍼는 3명이다. 하지만 특별한 부상을 당하거나 갑작스러운 부진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월드컵 경기 내내 골문을 지킬 골키퍼는 단 1명이다. 이 때문에 주전 수문장 경쟁은 너무나 치열하다.
지난해 정성룡은 후배 김승규(26·울산 현대)에 밀려 대표팀 주전 수문장의 자리를 잠시 내놓아야 했다. 하지만 올시즌 절치부심 끝에 자신의 기량을 찾은 만큼 이제는 대표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아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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