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 김지법 기자] kt 좌완투수 '루키' 정성곤(19)이 1군 마수걸이 승을 올렸다. 어린 투수진의 성장이 더딘 가운데 정성곤은 조범현 kt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정성곤은 1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넥센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며 15-5 대승을 이끌었다. 정성곤은 이날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을 내주며 자신의 1군 데뷔 첫 승을 챙겼다.
정성곤은 인창고 졸업 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올해 kt에 입단했다. kt 젊은 투수진 속에서도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12일 한화전까지 12경기에 출전해 승리 없이 시즌 4패 평균자책점 9.56에 머물렀다.
정성곤에게 더욱 많은 기회가 찾아온 것은 kt가 지난 5월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를 내보내고 타자 댄 블랙을 영입하면서. 조범현 kt 감독은 "앞으로 투수진 운영은 올 시즌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어린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조범현 감독은 자신의 생각대로 엄상백, 주권 등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4월 1군에 불펜투수로 첫 경기를 뛰었던 정성곤은 5월부터 선발로 출전했다. 5월 4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4.40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6월 선발투수로 출전한 4경기에서 2패에 평균자책점이 16.62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지난달에는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6월 19일 1군에서 제외된 정성곤은 진나 4일에서야 1군에 이름을 올렸다.
복귀 후 8월 3경기 모두 계투진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정성곤은 드디어 이날 선발로 출장하게 됐다. 상대 넥센은 2주 연속 월요일 경기를 치렀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루키 정성곤에게 어려운 상대가 분명했다.
우려와 달리 정성곤은 1회초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내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1회 팀 타선이 9점을 뽑아내 확실한 득점 지원을 받은 정성곤은 2회에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최근 최고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박병호를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3회에는 안타 1개와 볼넷을 내줘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두 타자 모두 쉽게 막아내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부터 6회까지 단 1안타를 내주면서 상대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이날 정성곤이 던진 대부분의 패스트볼은 130km 대 후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구석을 찌르는 제구로 지친 넥센 타선을 막아냈다.
7회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내줬지만 7회까지 투구수 75개 만으로 KBO리그 최고 타선 넥센을 막아냈다. 정성곤은 "선배님들이 처음부터 많은 점수를 내줘 편안하게 던졌다"며 "오랜만에 선발 등판으로 긴장됐다. 하지만 (장)성우 형의 리드를 믿고 초구 카운트를 잡으려고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정성곤이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kt 미래를 책임질 선발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정성곤은 승리 후 "팀이 이겨서 좋았고 첫 승리를 거둬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좋은 투구를 펼치지 못해 팬들과 팀에 죄송했다"며 "1군에서 던질 기회를 부여받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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