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강두원 기자] 지난 8일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이근호(상주)와 이명주(포항)가 이틀만에 다시 명암이 엇갈렸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탈락의 아픔을 씻고 절치부심, 브라질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룬 이근호는 본의 아니게 통한의 자책골로 소속팀 상주 상무의 4경기 연속 무승 탈출을 가로막고 말았다.
브라질행 '홍명보호'에서 너무도 공격적인 성향이 걸림돌이 돼 탈락한 이명주는 한풀이하듯 1골 2도움을 폭발하며 K리그 최다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 9도움)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특히 이명주는 지난해 이근호가 마지막으로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타이기록(9골4도움)을 이날 경신하며 K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기에 더욱 뚜렷히 명암이 교차했다.
이명주는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전남 드래곤즈과의 제철가 더비에서 1골 2도움의 '원맨쇼' 활약을 펼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스틸타카'의 전위병 김승대 역시 7호골을 폭발해 득점 선두를 유지했고 강수일 또한 어려운 자세에서 헤딩슛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상주 상무는 상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후반 9분 안재훈의 선제골에 1-0 승리를 안는 듯 했지만 종료 직전 이근호가 자책골을 기록하는 바람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은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점을 챙겼지만 90분 동안 23개의 슛을 시도하고도 1골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며 무승부에도 웃을 수 없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는 후반 1분 이동국이 선제골을 터뜨린 전북이 승리를 챙기는 듯 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인천의 조수철에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겨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전북은 11라운드 수원전 패배 이후 최하위 인천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 도약에 또 다시 실패했다.
경남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에서는 양 팀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지만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창원 원정을 떠난 제주는 0-1로 뒤진 후반 23분 페널티킥 동점골과 함께 경남 수비수 이학민의 퇴장을 이끌어냈지만 역전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승리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 포항 3-1 전남 (포항) - 너무 공격적이라 안 뽑힌 이명주, 공격의 끝을 보여주다
이명주에, 이명주에 의한, 이명주를 위한 경기였다.
이날 전남을 상대로 리그 12라운드에서 나선 포항 선수들은 이명주가 골을 넣기만을 기다린 듯 보였다.
전반 26분 이명주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하자 이명주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눈 뒤 그를 무동 태우며 대표팀 탈락의 아쉬움을 위로했다.
그러자 이명주는 자신을 챙겨준 동료들에게 곧바로 골배달로 보답하기 시작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포항은 후반 5분 강수일이 오른쪽 코너킥으로 올라 온 공을 고난도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도움은 이명주였다.
포항은 2-0으로 앞서가던 후반 19분 전남 전현철에 골을 내줬다. 1골 차 불안한 리드를 지켜가던 포항의 해결사는 득점 선두 김승대였다.
김승대는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올라간 전남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고 침착한 칩슛으로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김승대에 송곳같은 침투패스를 넣어준 것 역시 이명주의 발끝이었다.
리그 12라운드까지 5골 9도움으로 14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명주는 최다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라는 K리그 대기록과 함께 대표팀 탈락이라는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렸다.
◆ 상주 1-1 수원 (상주) - 5경기 만에 승리를 날려 버린 통한의 자책골
상주는 11라운드까지 치른 후 1승7무3패로 리그 10위에 처져있음은 물론 최근 4경기에서 3무1패로 승리조차 없었다.
게다가 최근 공격력이 살아나며 리그 5위까지 치고 올라 온 수원을 상대하는 것 역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역시 킥오프 이후 경기를 지배한 것은 홈팀 상주가 아닌 원정팀 수원이었다. 수원은 전반 초반부터 볼점유율을 가져오며 상주 진영을 압박했다. 전북전 이후 다시 한 번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택받은 로저를 비롯해 산토스, 고차원, 염기훈이 좌우중앙을 가리지 않고 골을 노렸다.
그러나 선제골은 후반 9분 상주에서 먼저 나왔다. 오른쪽에서 유지훈이 올린 코너킥을 안재훈이 수비와의 경합에서 이겨내며 머리에 맞춰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먼저 골을 얻어낸 상주는 동점골을 노리는 수원의 파상공세를 종료 직전까지 막아내며 고대하던 1승을 거두는 듯 싶었으나 추가시간 5분 중 4분이 흐른 시점에서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상주 진영 왼쪽에서 김두현이 프리킥을 시도했고 골문 쪽으로 강하게 휘어져 들어가던 공은 수원 공격수의 머리가 아닌 이근호의 머리를 맞고 들어가며 자책골로 이어졌다.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 23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근호는 소집 전 마지막 경기에서 자책골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 전북 1-1 인천 (전주) - 전북의 선두 탈환은 결국 후반기로
전북은 지난 3일 수원 원정을 떠나 0-1로 패하며 포항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하려는 계획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후 포항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패하며 2연패에 빠지며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따라서 전북은 최하위 인천을 만나 승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선두 탈환을 노렸다. 또한 이날 경기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이날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선두 도약을 위한 도전을 2달 뒤로 미뤄야 했다.
승리를 원한 전북의 해결사는 역시 이동국이었다. 전북은 전반 내내 인천을 압박하며 골을 노렸다. 그러나 인천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막혀 선제골을 터뜨리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하자마자 1분 만에 이동국이 왼쪽에서 이재성이 높게 올려준 공을 전매특허인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북은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으며 확실한 승리를 위해 인천 골문을 노렸으나 슛이 번번히 골대를 벗어나며 추가골에 실패했다.
전북은 결국 1-0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후반 47분 왼쪽에서 올라 온 크로스를 막아내지 못하고 조수철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인천은 안재준과 문상윤, 니콜리치 등이 주전 멤버 5명이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졌지만 지난 서울전 승리 이후 전북을 상대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 경남 1-1 제주 (창원) - 경남, 치열한 공방전 벌였지만 돌아온 건 8경기 연속 무승
경남은 지난 3월 30일 제주전 1-1 무승부 이후 7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부진 속에 빠져 있었다. 4월에는 5경기 동안 3무2패에 득점은 3골에 실점은 무려 9골이나 되는 등 공수 양면에서 탈출구가 필요한 경남이었다.
경남은 반전을 노리고자 연속 무승의 시작이었던 제주를 상대로 최근 2경기 연속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송수영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섰다.
공격적인 전술을 펼친 경남은 전반 11분 결실을 맺었다. 송수영의 오른쪽 코너킥을 박주성이 문전에서 왼발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제주는 그리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다. 제주는 최근 경남 원정 3경기에서 2승1무로 강한 모습을 보여 왔고 이날도 역시 경남 수비진의 틈을 노려 동점골의 기회를 엿봤다.
결국 제주는 후반 23분 경남 수비수 이학민의 반칙으로 인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진대성이 오른발로 성공시키며 1-1 동률을 이뤄냈다. 심지어 이학민의 반칙으로 인해 퇴장을 당하며 수적우세까지 점할 수 있었다.
기세를 올린 제주는 역전골을 터뜨리기 위해 공격적인 전술을 취했지만 아쉽게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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