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스포츠Q 민기홍 기자]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남자 핸드볼대표팀의 중심에는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불사르는 ‘에이스’ 엄효원(28·인천도시공사)이 있다.
“허리요? 많이 아프죠.”
엄효원은 8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핸드볼 세계최강전 크로아티아전 종료 직전 슛을 하고 내려오던 도중 크게 넘어졌다. 지난 1차전에서도 코트에 넘어지며 허리를 움켜쥐었던 그다.
허리 상태를 걱정하는 질문에 “아파도 경기를 뛰지 않을 수 없다. 팀에 워낙 부상 선수가 많기 때문에 아파도 참아야 한다”며 “모두가 아프다. 아프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축 선수다운 든든함을 보였다.
남자 핸드볼대표팀은 크로아티아를 초청해 가진 2연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19위의 남자대표팀은 지난 6일 랭킹 10위의 크로아티아를 13년 만에 25-23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이날은 체력에 문제점을 보이며 24-26으로 패하고 말았다.
엄효원은 1차전에서 팀내 최다골인 6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끈데 이어 비록 패했지만 2차전에서도 고경수(다이도스틸)와 함께 가장 많은 5골을 넣으며 주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엄효원은 전 경기와는 다르게 확연히 밀렸던 경기 양상에 대해 “1차전에서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우리를 잘 몰라서 6m 라인에 붙어서 수비를 했다. 이번에는 가까이 붙어서 수비를 하다 보니 실책이 많았다”며 패인을 분석했다.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하기 위해서는 덩치가 크고 파워가 출중한 중동세를 이겨내야만 한다. 엄효원은 “보완할 점을 찾았다. 많은 것을 배운 경기였다”며 이번 두 경기가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해 큰 공부가 됐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보완할 점이란 바로 체력이었다. 엄효원은 “체력적으로 지쳐있다보니 대인마크가 자주 뚫렸다.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우리는 신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대인마크를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 협력수비도 더 잘 해야만 한다"며 경기를 하며 느낀 점들을 털어놨다.
엄효원은 원광대 3학년 때인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때 매 경기 10골 이상씩을 터뜨리며 한국 최고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무릎과 손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2년간 코트를 떠나야만 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기량이 만개한 그는 2011년 1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스물다섯의 나이로 비로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기세를 몰아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우승을 이끈데 이어 2012 SK핸드볼코리아리그 득점 2위에 오르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았다.
확실히 감을 잡은 그는 2013년 핸드볼계를 평정하며 득점왕(141득점)에 올랐고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번 시즌에도 센터백으로 남자부 베스트7에 선정되며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남자대표팀은 연이은 국제대회 성적 부진으로 독기가 오를대로 올랐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 5전전패로 12개팀 중 11위를 기록했다. 2013년 1월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4개국 가운데 21위에 그쳤다. 지난 2월 제16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5위에 머물고 말았다.
그들의 아시안게임 목표는 오로지 우승, 2010 광저우 대회에 이은 2연패다. ‘에이스’ 엄효원의 각오 역시 남다르다.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하려면 더 맞춰봐야 하고 파워도 길러야 한다. 3개월 남았는데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며 금메달을 향한 당찬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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