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자존심이 끝까지 추락한 쇼트트랙이 명예회복했다.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기대했던 금메달이 나왔다.
심석희(17·세화여고) 박승희(22·화성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 조해리(28·고양시청) 공상정(18·유봉여고)으로 짜여진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8일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3000m 계주에서 4분9초49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한국은 마지막 바퀴에서 심석희의 스퍼트로 선두를 달리던 중국을 제치고 결승선을 밟았으나 2위로 들어온 중국의 실격으로 어부지리 은메달을 따낸 캐나다(4분10초641)를 1초 이상 넉넉하게 제쳤다.
이로써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지난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가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중국에 내줬던 정상을 8년만에 되찾아왔다. 특히 3000m 계주에서 나온 금메달은 역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나온 20번째 금메달이다.
1번 레인을 배정받은 한국의 첫번째 주자는 박승희였다.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박승희는 한차례 부정 출발을 했지만 긴장하지 않고 가장 먼저 앞자리를 잡으며 레이스를 주도해나갔다. 이후 심석희, 조해리, 김아랑도 17바퀴를 남겨둘 때까지 계속 선두를 유지했다.
16바퀴를 남겨뒀을 때 중국의 스퍼트로 2위로 내려간 한국은 12바퀴 남았을 때는 캐나다에도 밀려 3위까지 떨어졌으나 체력을 아껴두고 있었다. 조해리가 11바퀴를 남겨뒀을 때 다시 캐나다에 앞서 2위로 올라갔고 9바퀴 남았을 때는 박승희가 다시 중국에 앞서 선두 자리를 되찾아왔다.
결국 막판 싸움은 한국과 중국의 대결로 압축됐고 두세바퀴를 남겨뒀을 때 중국에게 다시 뒤지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심석희가 있었다. 심석희는 마지막 바퀴 3코너에서 속도를 내며 재역전에 성공했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역전을 하지 않았더라도 중국이 실격됐기 때문에 어차피 금메달은 한국 선수들 차지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막판 스퍼트에 기쁨이 더했다.
반면 여자 개인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상승세를 탔던 중국은 마지막 코너에서 한국에게 역전당한데다 교대와 상관없는 저우양이 심석희의 진로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나 실격까지 당해 메달을 건지지 못했다.
앞서 벌어진 여자 1500m와 남자 500m 예선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무난히 준준결승에 올랐다.
여자 1000m에 출전한 박승희와 심석희, 김아랑 모두 2조와 4조, 5조에서 1위 자격으로 준준결승에 올랐고 남자 500m의 박세영과 이한빈은 1조와 3조에서 각각 1위와 2위로 무난하게 8강에 진출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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