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밀워키 브루어스로 떠난 에릭 테임즈는 외국인 선수로서 한국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활약을 펼쳤다. 3년 동안 리그 최상위권 타격을 뽐내며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2014년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입성한 테임즈는 특히 2015시즌 KBO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영광을 안았고, 역대 최초로 한 시즌 2회 사이클링히트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한국에서 한층 성장한 테임즈는 결국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부름을 받았다. 29일 밀워키와 3년 계약을 체결하며 고국으로 돌아갔다.
최고의 타자 테임즈의 밀워키행.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없는 한국 팬들은 아쉬운 마음이 들 테지만, 3년간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투수들은 함박웃음을 지을 것이다.
남들보다 유난히 크게 웃을 이들은 누구일까.
2014년부터 3년간 타율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땐 김세현과 앤디 밴헤켄(이상 넥센 히어로즈), 유희관(두산 베어스), 김진우(KIA 타이거즈) 등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으로 보인다.
김세현은 3년 동안 테임즈에게 피안타율 0.875(8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출루율 0.900에 장타율 2.250,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3.150에 달할 정도로 밀워키로 떠난 테임즈만 만나면 무너졌다. 안타 7개 중에 홈런은 3방.
꾸준한 피칭을 펼친다고 해서 넥센 팬들이 ‘밴무원(밴헤켄+공무원)’이란 별명을 붙여준 밴헤켄도 테임즈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피안타율 0.500(12타수 6안타)에 홈런 1개를 맞았다. 피OPS는 1.488.
‘느림의 미학’ 유희관은 피안타율 0.438(16타수 7안타)에 1홈런 4타점 피OPS 1.375를 기록했고 김진우는 피안타율 0.545(11타수 6안타)에 3홈런 10타점을 헌납했다. 피OPS가 무려 2.182. 김진우는 테임즈가 상대한 전체 투수들 중 WPA(승리확률 기여)가 2번째로 높았다(0.734). 김진우가 밀워키에 새 둥지를 튼 테임즈를 NC의 ‘승리 요정’으로 만들어줬다는 의미다.
피홈런 기준으로 살펴보면 헨리 소사(LG 트윈스)가 가장 많은 5개의 홈런을 내줬다. 나란히 3방씩을 맞은 양현종(KIA)과 차우찬(삼성 라이온즈), 문광은(SK 와이번스), 김진우, 김세현이 그 뒤를 이었다.
상대팀을 기준으로 보면 더 놀라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밀워키로 떠나기 전 테임즈는 NC를 제외한 9개 구단을 상대로 모두 강한 면모를 보였다. 3년간 2할대 타율을 기록한 팀이 LG로 유일한데, 그마저도 0.295로 고타율이다. LG전 OPS도 0.897로 보통을 넘는 수치다.
LG를 뺀 나머지 구단과 경기에서는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넥센을 상대로 가장 높은 0.465의 고타율을 자랑했는데, 이는 NC가 2015년까지 넥센과 천적관계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3년 동안 9개 팀 투수들을 괴롭게 했던 테임즈가 밀워키로 떠났다. NC는 테임즈의 자리를 메울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겠지만, 9개 구단은 리그를 지배한 타자와 마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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