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10경기 연속 출루 본능을 뽐내며 올 시즌 역할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출루에서도 빛나는 ‘타격 기계’의 위용에 1번 타자 기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2위를 차지,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강력한 대포의 힘이 있기에 가능했다.
볼티모어는 홈런이 많은 ‘남자의 팀’으로 불린다. 지난해 253홈런으로 MLB 30팀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25개)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문제는 그 한 방 능력에서 비롯된다. 강력한 대포를 장착하고도 볼티모어는 득점 부문 전체 12위에 그쳤다. 출루 이후 팀 배팅으로 점수를 내는 것이 아닌 한 방에만 의존하다보니 공격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홈런이 나올 때는 시원시원하지만 경기 내내 답답한 공격력에 우는 일도 잦았다. 타율은 전체 15위(0.256)고 출루율은 0.317로 전체 21위까지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시범경기부터 출루본능을 뽐내고 있는 김현수의 활약은 볼티모어에 반갑다. 김현수는 21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 2017 MLB 시범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무려 10경기 연속 출루. 타율은 0.238(42타수 10안타)로 낮은 편이지만 출루율은 0.327이고 점점 더 끌어올리고 있다.
MLB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0.178에 출루율 0.224 장타율 0.178에 그쳤지만 정규시즌에는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출루율 0.382 장타율 0.420으로 맹활약했다. 3할로 시즌을 마친 것도 대단했지만 그 이상으로 돋보인 것은 출루율이다. 100타수 이상 소화한 타자들 중 단연 팀 내 1위다. 2위 매니 마차도(0.343)보다도 월등히 높다.
2년차 시범경기에서도 이러한 출루 본능이 이어지자 현지에서는 김현수 ‘1번 타자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팀의 1번 타자를 맡았던 아담 존스의 출루율은 0.310에 그쳤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 1번 타자로 나선 3경기에서 6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3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율 0.444를 기록했다.
출루율 고민에 빠져 있는 볼티모어로선 10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하고 있는 김현수가 복덩이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김현수의 1번 타자 출전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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