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때는 리그를 주름잡는 투수들이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 등으로 꽤 깊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송승준(37‧롯데 자이언츠)과 배영수(36‧한화 이글스), 장원삼(34‧삼성 라이온즈). 올해 시범경기에서 반등한 세 베테랑 투수는 조용히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송승준은 롯데 팬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2015시즌 후 4년 40억 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8.71로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송승준은 시범경기에서는 호투를 펼쳤다. 3경기 3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1실점만을 기록하며 2.45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많은 투구를 하지 않은 점이 걸리지만 삼진 5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이 없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즌 직전 외국인 투수 한 명을 교체하는 등 선발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로선 송승준의 반등이 필요하다. 그가 노경은, 박세웅, 박진형 등 토종 선발진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잘 해낸다면 롯데로선 더 바랄 게 없을 터. 송승준이 살아나면서 앞문이 강해진다면 롯데는 올해 목표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
배영수는 한화 투수진에 아픈 이름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된 배영수는 그해 시즌이 끝난 뒤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애초 지난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통증이 계속돼 1년을 통째로 쉬었다.
다시 마운드에 설 날을 벼른 배영수는 시범경기에서 희망적인 투구를 펼쳤다. 2경기 8이닝을 던지는 동안 1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13을 찍었다. 피안타율(0.148)과 WHIP(이닝 당 주자허용률‧0.50) 모두 매우 낮은 수치였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0㎞ 초반대로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포크볼, 슬라이더 등 변화구가 예리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구도 잘 됐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2명과 함께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된 배영수는 김성근 감독의 계약 마지막해 대반등을 꿈꾼다.
짝수해에 성적이 잘 나오는 징크스가 있는 장원삼은 지난해엔 이런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5승 8패 평균자책점 7.01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012년부터 4년간 이어온 두 자릿수 승리도 허무하게 끊겼다.
팀 선발진에서도 후순위로 밀리며 자존심에 금이 간 장원삼은 겨우내 일찌감치 몸을 만들었고 시범경기에서 소기의 성과를 냈다.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2.25. 8이닝 동안 2점만을 내주며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현재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가 가래톳 부상으로 이탈한 삼성 선발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안한 가운데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최충연, 이수민, 장지훈 등이 예비선발로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장원삼이 베테랑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줄 필요가 있다.
모두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송승준과 배영수, 장원삼 모두 소속팀 선발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붓고 있다. 베테랑 투수 3인방이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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