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이 비로소 건강히 돌아왔다. 비록 승수는 쌓지 못했지만 구속, 배짱 모두 흠잡을 데가 없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덴버주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17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274일 만에 선발 등판, 4⅔이닝 77구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했다.
스트라이크 비중이 67.5%(52개)에 달할 만큼 제구가 좋았다. 우려했던 스피드는 최고 93마일(시속 150㎞)에 달했다. 투수에게 치명적이라는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을 이겨냈음을 알린 공격성이었다.
1회만 해도 불안했다. 선두타자를 잡고선 D.J. 르메이휴, 카를로스 곤잘레스, 놀란 아레나도에 3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난타 당했던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그러나 이내 안정을 찾았다. 특히 3,4회는 삼자범퇴로 가볍게 끝냈다. 1구에 스트라이크를 꽂으면서 카운트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제구가 어려운 커브도 포수의 요구대로 떨어뜨렸다.
위기 때 땅볼을 유도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2회 유격수와 자신의 실책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와 5회 첫 볼넷을 허용, 무사 1,2루에 처했을 때 침착하게 병살타를 솎아내 대량실점을 막았다.
정규리그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는 만큼 ‘경기 체력’ 즉, 긴 이닝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의 빠른공 구속은 5회에 접어들면서 80마일 후반대로 주저앉았다.
장소가 해발 1610m의 고지대인 쿠어스필드라 호흡이 쉽지 않았다는 점, 모처럼 긴장감을 느꼈던 환경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내용이다. 4차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2.57은 우연이 아니었다.
‘코리안 몬스터’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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