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테니스의 왕자 정현(21·한국체대)이 ‘클레이 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31·스페인)과 격돌한다. 정현과 나달의 세계랭킹 차이는 크다. 정현은 94위, 나달은 5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정현이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와 맞붙는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테니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당초 남자 프로테니스(ATP) 바르셀로나 오픈 남자 단식 정현과 나달의 8강전은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스카이스포츠에서 독점 중계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경기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 팬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예정된 중계 시간보다 1시간이 넘도록 테니스가 아닌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를 해주고 있었기 때문.
이유는 간단했다. 앞서 열린 앤디 머레이(영국·1위)와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스페인·29위)의 경기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졌기 때문. 낙승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머레이는 접전 끝에 2-1(2-6 6-4 7-6<4>)로 힘겹게 승리했다.
객관적 실력에서는 정현이 나달에게 크게 열세를 보이지만 기세만은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이번 대회 예선 1회전에서 에르네스츠 걸비스(라트비아·169위)를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데니스 이스토민(우즈베키스탄·73위), 필리프 콜슈라이버(31위)를 연달아 꺾었다.
28일 치러진 16강에서는 알렉산더 즈베레프(21위)를 2-0(6-4 6-2)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상대는 2005년 4월 11일부터 2007년 5월 20일까지 클레이 코트 81연승 행진을 펼쳤고 지난 1년 간 클레이 코트에서 치른 대회에서 17승 2패, 무려 89%의 승률을 자랑하는 나달.
전날 최초로 20위권 선수에 승리를 따낸 정현이 자신의 우상인 나달을 상대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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