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우리나라에서 투표율을 높이는 제일 효과적인 방법은 투표 로또다. 투표를 한 사람에게 일련번호가 적힌 증명서를 주고, 그걸 저녁에 추첨하는 거다. 저녁에는 개표방송을 보면서 그 추첨도 보는 거다. 1등 당첨자에게 10억 원을 주고, 시도별로 1명씩을 뽑으면 지금 투표 독려에 사용하는 홍보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게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4월 JTBC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가 낸 아이디어. 옆에 있던 전원책 변호사는 "매우 좋은 아이디어지만 투표 같은 정치행위를 사행행위와 결합시키는 건 으스스하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지만 1년 뒤 현실이 됐다.
장미대선에 등장한 '국민투표로또' 인증샷 열전.
유시민 작가의 공개아이디어 투표복권을 허투루 듣지 않고 공익적인 사업으로 연결해낸 한 스타트업이 판을 벌였다.
디자이너 등 7명으로 구성된 이 스타트업은 "국민투표로또는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캠페인'이라고 소개하며 "투표 후 찍은 투표참여 인증사진을 통해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투표격려금 최대 500만원을 선물로 드린다"는 제안을 내놓고 장미대선에서 이 투표복권을 서비스하고 있다.
당첨금은 국민투표로또에 공감한 시민들이 낸 후원금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후원금 가운데 서버비, 도메인 구매 비용 등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모두 당첨금으로 사용된다.
운영비를 제외한 후원금이 1000만원일 경우 1등(1명) 500만원, 2등(1명) 200만원, 3등(1명) 100만원이 지급되며, 나머지 200만원에 대해 40분을 추첨해 5만원씩 돌아간다.
개발자 측은 "만약 후원금이 1000만원을 넘을 경우엔 1, 2, 3등의 상금은 최대 금액으로 제한을 하고, 4등을 최대한 많이 추첨해 5만원씩 드리게 된다"며 "예를 들어 운영비를 제외한 후원금이 2000만원일 경우, 4등 당첨자 수는 240명이 된다"고 밝혔다.
후원 여부와는 관계없이 누구든 응모할 수 있다. 이미 시행된 재외투표는 물론 사전투표에도 적용된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오전 현재 응모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결과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되는 대선 투표 당일인 5월 9일 오후 9시께 알 수 있다. 추첨 과정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응모방법은 투표에 참여한 뒤 손바닥 등에 찍은 투표도장과 이메일 주소가 함께 나온 인증샷을 촬영한다. 그 다음 국민투표로또 페이지에 접속해 카카오톡 본인 인증을 받고, 인증사진과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해 응모하면 된다.
이번 대선에서 완화된 투표인증샷과 같은 원칙을 따르면 된다. 이제는 따봉(엄지척)이나 손가락 브이(V)도, 특정 후보 포스터 앞 사진도 모두 무방하다. 단, 기표소 안에서 인증샷 촬영은 절대 금지이니 응모할 경우엔 주의해야 할 점이다.
선거법에 위반되지는 않을까. 결론은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이고 투표율을 높이는 공익적인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
개발자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직선거법 제10조에 따라 본 방식과 같은 사진공모전(콘테스트)는 공명선거추진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확인을 받아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투표 인증샷이나 확인증을 제시하면 음식점 등에서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다양한 혜택이 돌아가는 투표 독려 프로모션과 같은 공모 이벤트라는 것이다.
4,5일 양일에 걸쳐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유권자들은 사전투표 장소와 사전투표 시간, 사전투표 방법 등을 꼼꼼히 살펴 전국 3507개 사전투표소 중에 어느 투표장소에 가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뒤 국민투표로또와 같은 다양한 콘테스트, 이벤트에 응모해보면 좋은 장미대선의 추억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