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즌 최다인 7이닝 소화, 속구 최고 시속 151㎞, 무사사구 경기. 아쉬웠지만 결코 부끄럽지 않은 패배였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또 한 번 걱정을 날려버리며 다음 등판을 기대케 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2017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2구(스트라이크 74구)를 던져 7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6패(2승)째를 떠안았고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3.91에서 4.08까지 높아졌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거치며 2년 여간 재활에 매진해야 했던 류현진의 시즌 전 전망은 밝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 어깨 수술 후 복귀해 예전의 기량을 되찾은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계가 느껴졌다. 앞선 8차례 선발 등판에서 3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하기는 했지만 구속이 마음처럼 나오지 않았고 속구 위주의 피칭을 하다가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잦았다. 초반 6경기에서 5패를 당해야만 했다. 4이닝 동한 10실점(5자책)하며 MLB 데뷔 후 최다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변화구의 비중을 늘리며 영리하게 돌파구를 찾았다. 이전 3경기에서 15⅓이닝을 소화하며 3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은 1.76에 불과했다.
1회 MLB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잡아냈을 때 던진 공은 93.8마일(151㎞)로 기록됐다. 올 시즌 류현진이 던진 공 중 가장 빨랐다. 속구에 힘이 실리는 것을 확인한 류현진은 속구 위주의 피칭을 펼쳤다.
평상시보다 속구에 힘이 더 실리기는 했지만 MLB 타자들이 상대하기 어려울 만큼의 구속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결국 류현진은 4회 속구를 통타당하며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했다. 너무 쉽게 점수를 내줘 아쉬움이 더욱 컸다. 최근 커브와 체인지업과 함께 고속 슬라이더까지 섞으며 상대 타자들에게 혼란을 줬던 것과 대비됐다.
로테이션 상으로는 오는 12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선발 기회를 더 주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변수는 부상으로 빠져 있는 알렉스 우드의 복귀다. 현지 언론에서는 우드의 12일 등판을 예상하고 있다. 우드가 12일 경기에 나선다면 류현진은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부진한 마에다 겐타가 빠지고 우드가 11일, 류현진이 12일 마운드에 오를 확률도 있다.
류현진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를 펼치고 있음에도 탄탄한 다저스 선발진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 안정감 있는 피칭을 펼쳐야 한다.
구속이 상승한 패스트볼의 위력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변화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2년 전과 달리 당장은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는 것보다는 실점을 최소화하며 안정감을 심어주는 투구가 필요하다. 과감한 승부를 벌이기보다는 여유같은 전략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꾀어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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