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커뮤니티실드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툰 첼시와 아스날이 결국 승부차기에서 그 주인을 가려냈다. 첼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와 새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가 연속 실축을 기록하며 아스날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첼시와 아스날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7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커뮤니티실드에서 정규시간 동안 1-1로 맞서 대회 규정에 따라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은 2번 키커로 쿠르투아를, 3번으로 제대로 공을 잡아보지도 못한 모라타를 내세웠지만 결과는 대실패가 됐다.
양 팀은 모두 스리백을 바탕으로 경기에 나섰다. 두 팀 모두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지난 시즌 재미를 봤던 전술인 만큼 단판 승부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선제골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나왔다. 첼시의 몫이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아스날 수비가 빅토르 모제스를 놓쳤다. 모제스는 골키퍼 페트르 체흐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아스날의 골망을 흔들었다.
굳게 골문을 걸어 잠근 첼시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준 아스날의 역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경기 종료 10분여를 남기고 변수가 발생했다. 첼시 페드로가 거친 태클로 퇴장 조치를 받은 것. 아스날은 이어진 프리킥 찬스에서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라니트 자카가 올린 프리킥을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든 세아드 콜라시나츠가 머리로 마무리했다. 콜라시나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샬케04에서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은 수비수. 이날 전반 27분 테어 메르테사커가 게리 케이힐의 팔꿈치에 맞는 부상을 당해 대신 투입된 그는 골까지 작렬하며 올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양 팀은 남은 시간에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대회인만큼 연장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지난 5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처음 선보인 ABBA 방식이 도입됐다. 키커가 똑같은 순서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 팀에서 1명이 차고 순서가 돌아가고 나면 2번씩 번갈아 차는 방식이다.
처음 키커로 첼시와 아스날의 첫 키커 케이힐과 시오 월콧은 깔끔히 골을 성공시켰다. 아스날의 2번째 키커 나초 몬레알도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다.
첼시의 2번째 키커가 의외였다. 골키퍼 쿠르투아가 나섰다. 선수들에게 익숙지 않은 ABBA 방식 속에서 변화를 주기 위한 수로 보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쿠르투아는 허공으로 슛을 날려 보냈다. 이어 등장한 키커는 모라타. 모라타는 후반 29분 투입돼 공을 몇 차례 만져보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콘테는 모라타를 3번 키커로 내세웠지만 모라타의 슛은 왼쪽 골문을 벗어났다.
아스날의 3,4번 키커는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과 올리비에 지루. 이들은 모두 실축 없이 마무리하며 팀의 우승을 도왔다.
정규시즌에 비하면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는 대회이지만 이 결과가 새 시즌 쿠르투아와 모라타에게 트라우마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콘테의 모험수가 최악의 결과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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