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투수의 안타, 벤치클리어링, 투타 겸업, 후배 훈계까지.
돌이켜보면 참 다사다난했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였다.
본업이 불펜 투수인 김강률(두산 베어스)과 정찬헌(LG 트윈스)은 ‘10할 타자’가 됐다.
김강률은 8월 22일 SK 와이번스와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원정 9회초 2사 1,2루에서 백인식의 빠른공을 밀어 2루 주자 박세혁을 불러들였다. 데뷔 첫 타석, 첫 안타, 첫 타점.
앞서 정찬헌은 7월 21일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원정 11회초 2사 만루에서 이승현의 초구를 따려 좌익수 앞으로 보냈다. 2타점 적시타. 프로 데뷔 후 첫 안타, 첫 타점이었다.
김강률과 정찬헌은 1이닝 무실점으로 나란히 승리투수까지 되는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지명타자 제도를 쓰는 KBO리그에선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일. 두산과 LG 모두 경기가 타격전으로 흐르면서 야수 자원을 모두 썼고 어쩔 수 없이 타석에 투수를 세워야 했는데 결과는 ‘초대박’이었다.
삼성과 한화 이글스는 대판 싸웠다. 5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였다.
삼성 선발 윤성환이 3회말 2사 3루 던진 공이 한화 김태균의 몸쪽으로 향했다. 윤성환보다 한 살 어린 김태균이 1루로 걸어 나가며 불만을 나타내자 윤성환이 이에 발끈했으나 일단은 잠잠해졌다.
사건은 윤성환이 다음 타자 윌린 로사리오에게 사구를 던지면서 커졌다. 양 팀 선수들이 전부 뛰쳐나와 난투극을 벌였다.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정현석, 삼성 김재걸 강봉규 코치와 재크 페트릭의 흥분은 극에 달했다.
두 구단의 감정 싸움은 36년 프로야구 벤치클리어링 역사를 뒤져봐도 손에 꼽힐 만큼 격렬했다. 두 팀 선발(윤성환, 비야누에바)이 동시에 퇴장당한 건 사상 초유의 일. 결국 출장정지와 제재금 등의 징계를 받으면서 일단락됐다.
노경은(롯데 자이언츠)은 새 별명을 얻었다. 투타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는 일본프로야구(NP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와 합친 ‘노타니 쇼헤이’다.
6월 16일 넥센 히어로즈와 고척 스카이돔 원정에서 노경은은 선발 투수와 4번 타자를 겸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날 이대호를 지명타자, 최준석을 1루수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전광판에 찍힌 1루수가 이대호였다. 출전 선수 명단 제출 과정에서 소통에 문제가 발생, 롯데에서 넥센에 건넨 라인업 카드와 선수 현황이 다른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대호는 그라운드에서 오재원(두산 베어스)을 혼냈다.
6월 23일 잠실. 8회초 이닝 마감 때 2루수인 오재원이 1루 주자인 자신을 태그하자 감정이 상한 이대호는 경기 종료 직후 오재원을 불렀고 이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번졌다.
‘2만여 팬들에게 인사하는 시점에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3년 후배 오재원을 그리 훈계했어야 했느냐’는 지적이 나왔고 이대호는 다음날 “팬분들 눈에 그런 식으로 비쳐졌다면 내가 잘못했다”며 “불편함을 끼쳤다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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