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발롱도르 1회,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2회 수상,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리그 우승반지 3개.
누구보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브라질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38)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호나우지뉴의 형이자 그의 에이전트인 호베르투 아시스는 17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호나우지뉴의 축구선수 경력은 끝”이라며 “이젠 축구 홍보대사 역할과 자선사업, 친구들과 음악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는 7월 러시아 월드컵 이후엔 고별전도 계획 중이다. 고국인 브라질과 전성기를 보낸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등에서 경기를 할 예정이다. 브라질 대표팀과도 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호나우지뉴는 현란한 상체 페인팅, 헛다리 개인기(시저스), 플립 플랩(발을 순간적으로 꺾어 상대를 속이는 기술) 등으로 대표되는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분류된다. 전성기 시절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같다고 ‘외계인’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1998년 그레미우에서 프로 데뷔한 호나우지뉴는 2001년 파리생제르맹(PSG)에서 본격적인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로 그의 전성기가 열렸다. 골잡이보다는 경기를 지배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주로 맡았다. 화려한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 넓은 시야와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역할까지. 그야말로 완벽했다.
2004~2005시즌부터 연속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05~2006시즌엔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2005년 발롱도르를 차지했고 2004년과 2005년 연속으로 FIFA 올해의 선수에 올랐다. 리오넬 메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까지 바르셀로나의 ‘넘버원’은 호나우지뉴였다.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97경기를 뛰며 33골을 넣었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잉글랜드전 장거리 프리킥 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하며 브라질의 우승에 기여했다. 월드컵과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를 모두 거머쥔 건 호나우지뉴 포함 7명에 불과하다.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아직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AC밀란으로 이적해서도 한 차례 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호나우지뉴는 선수 생활 말년을 브라질에서 보냈다. 아틀레티쿠 미네이루에서 녹슬지 않은 기술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5년 플루미넨시에서 7경기를 보내고 피치를 떠났다.
이후 이벤트 경기와 풋살 대회에 출전했던 호나우지뉴는 공식 은퇴를 선언하지는 않고 있었으나 이번엔 아예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전성기가 길지만은 않았지만 그 당시 보여줬던 충격적인 몸놀림은 축구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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