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강인(17·발렌시아 메스타야)이 잠재력 가득한 ‘슛돌이’를 넘어 한국 축구를 책임질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발렌시아에서도 이강인을 붙잡아 두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21일(한국시간) 발렌시아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 2022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한 사실을 공개했다. 놀라운 건 바이아웃 금액이다. 8000만 유로(1062억 원). 타 팀이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발렌시아에 제시해야 하는 금액이다. 실제 이강인의 이적료가 될 가능성은 적지만 그만큼 이강인을 타 팀에 보내지 않겠다는 발렌시아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는 금액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07년 유소년 축구 꿈나무를 발굴하는 ‘날아라 슛돌이’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또래들에 비해 압도적인 실력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했고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그렸다.
유려한 개인기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롱패스, 강력한 왼발슛 등 한국 축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유형의 이강인은 팀의 레전드인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유형에 가깝다는 평을 들었다.
이후 정정용 감독의 눈에 띄어 지난해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예선전에 나서 맹활약했던 이강인은 발렌시아 2군 팀이자 스페인 세군다B(3부리그 격) 소속 메스타야에서 프로 데뷔를 이루더니 지난 5월엔 툴롱컵에서 네 살 위 선수들과 경쟁을 벌이면서도 특출난 기량을 뽐내며 대회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유럽 빅클럽에서 이강인을 눈독 들인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발렌시아는 이강인과 재계약을 서둘렀다.
발렌시아 입단 7주년을 맞아 이강인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1군 합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발렌시아 입단 당시만 해도 현재 뛰고 있는 메스타야에서 뛰는 게 꿈이었지만 어느새 1군 선수들과 뛰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
당장 1군 콜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강인이 발렌시아가 가장 기대감을 나타내는 자원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메스타야에서 11경기에 나서 1골을 넣었다. 그러나 선발 출전은 단 3경기. 아직은 2군에서 실전 경험이 더 필요한 이강인이다. 1군에 당장 올라간다고 해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체격과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아직 성장하고 있기에 무리해서 긴장감이 넘치는 리그로 몰아붙일 이유가 없다. 2022년까지 재계약을 한 만큼 느긋하게 이강인의 성장세를 지켜볼 발렌시아다.
손흥민의 경우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만 18세에 1군 경기에 데뷔했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만 19세에 1군 무대에 처음 나섰다. 이강인은 아직 만 17세. 2군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그린다면 올 시즌 도중에도 충분히 1군에서 프란시스 코클랑, 조프리 콘도그비아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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