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기대했던 이강인(17·발렌시아)의 1군 데뷔골이 드디어 터졌다. 비록 프리시즌 경기로 공식 데뷔골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물론이고 그를 기용한 감독, 경쟁상대이기도 한 동료들까지 모두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이강인은 1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메스타야에서 열린 바이어 레버쿠젠과 프리시즌 친선경기 겸 시즌 출정식을 겸한 경기에서 후반 33분 교체로 투입돼 41분 헤더로 쐐기골을 터뜨려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의 프리시즌 경기는 처음이 아니다. 발렌시아는 시즌을 앞두고 이강인과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바이아웃 금액을 8000만 유로(1035억 원)으로 설정했다. 그의 현 가치에 해당하는 몸값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팀 최고 기대주를 절대 쉽게 다른 팀에 내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나타난 금액이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탈 발렌시아 감독은 그를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시켰고 프리시즌 경기에도 내보냈다. 후반 교체로 잠깐씩 나오는 것이었지만 올 시즌 내 1군 데뷔를 시킬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이날은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그 가능성을 현실에 가깝게 만들었다. 등번호 34를 달고 피치에 들어온 이강인은 상대의 공을 탈취한 뒤 역습을 시작하는 패스를 날렸고 수 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시도했다.
후반 41분 드디어 골 맛을 봤다.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날아들었고 뒤에서 달려들던 이강인이 높은 타점에서 머리에 정확히 맞춰 골로 연결시켰다. 당초 자리에 대기하던 동료와 수비가 있었지만 뒤에서 뛰어들어 쐐기골을 완성시켰다.
발렌시아 홈 팬들은 일제히 기립하며 환호했고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발렌시아 동료들도 그가 골을 넣자 모두 그에게 달려들어 포옹을 나누며 축하를 보냈다. 비록 프리시즌 경기였음에도 그가 팀에서 받는 기대치에 대해 증명해내자 동료들도 함께 기쁨을 표한 것이다.
경기 후에 보인 시모네 자자의 반응도 이색적이었다. 주심과 인사를 나눈 이강인에게 다가온 자자는 그를 들어안아 올리며 막내의 데뷔골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대견해 했다. 기념촬영을 할 때도 동료들은 그의 머리를 잡아댕기는 등 다소 과격하게 축하 인사를 보냈다.
가르시아 토랄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발렌시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우 기쁘다”며 이강인에 대한 소개를 했다.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그를 스페인 전역에 알린 것. 토랄 감독은 10세부터 발렌시아에서 뛴 선수라는 것을 강조했다.
애써 골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으려는 모양새였다. 그는 “성장의 과정 중 하나라고 봐야 한다. 친선경기에서 20분을 뛴 것뿐이고 어린 선수이기에 더 묵묵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매우 똑똑하고 성숙한 선수”라며 “발렌시아에서 뛰는 걸 잘 이해하고 뛰고 있다. 그로 인해 매우 기쁘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