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플레이오프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시리즈 6경기가 모두 매진을 이뤘다. 벌써 20경기 연속.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만큼이나 이에 보답하기 위한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양 팀 선수단도 경기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그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두산과 SK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시작을 앞둔 12일 서울 잠실구장. 2승 3패로 쫓긴 상황에서 안방으로 돌아온 두산 더그아웃에선 비장함이 감지됐고 기세를 탄 SK 쪽은 매우 들떠 있었다.
SK는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우승에 대한 준비를 어느 정도 구상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가장 대표적인 게 불펜투수 김태훈을 향한 동료들의 몰아주기다.
김태훈은 이번 한국시리즈 3경기 5⅔이닝을 책임지며 1승 2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0.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 3⅓이닝 동안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올 가을 가장 완벽한 불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5차전이 끝난 뒤 김태훈은 취재진을 향해 “잘 부탁드린다”며 시리즈 MVP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고 이날 더그아웃에서 만난 박종훈도 “우리 형 잘 부탁드린다”고 했고 손혁 투수코치도 “우리 태훈이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에 둘러 싸여 있는 김태훈을 본 윤희상은 “MVP 다 됐네. 축하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8년 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던 때와 마찬가지로 김광현 마무리 카드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다. 힐만 감독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고 김광현은 “기회가 된다면 나설 것. 등판한다는 건 이긴다는 의미”라고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마치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은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였다. 자만했다기보다는 그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당찬 기세였다.
반면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의 더그아웃엔 긴장감과 비장함이 넘쳤다.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던 조쉬 린드블럼은 “불펜 대기한다는 걸 알고 있다. 오늘 이겨야 내일도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에서는 불펜에서 5일 연속 투구를 한 적도 있다. 3일 휴식 후 등판하는 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경기에 나서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미세한 통증이나 지친 부분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남다른 각오를 나타냈다.
김재환의 옆구리 부상으로 선발로 나서 5차전 솔로포를 날리기도 했던 외야수 정진호도 “홈런보다는 팀이 진 게 아쉽다”며 “특별한 각오보다는 정말 죽기 살기로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나타냈다.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과 언더독 SK가 반대 입장이 됐다. 올 시즌 우승팀의 향방이 이날 정해질지, 마지막 7차전까지 향할지는 두산의 비장함과 SK의 무서운 기세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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