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의미 없는 공 돌리기가 계속되던 답답한 경기. 결정적이었던 한 장면으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이 환호성에 휩싸였다. 파울루 벤투호 최고의 골잡이 황의조(27·감바 오사카)가 경기를 뒤집었다. ‘믿보황’, 믿고 보는 황의조의 경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경기였다.
황의조는 7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호주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SBS·온에어, 네이버스포츠, POOQ, 아프리카TV 생중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30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부임 후 치른 14경기에서 9승 4무 1패로 호성적을 거둔 벤투호지만 정작 중요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선 8강에서 대회를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짧은 벤투호의 여정에 유연하지 못한 경기 운영과 교체 카드 활용에 소극적인 면모가 단점으로 꼽혔다.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월드컵 진출을 위한 새로운 준비 과정 속에 벤투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스리백을 내세웠다. 3선은 황인범과 주세종이 지켰고 좌우 윙백 김진수와 김문환은 공격적으로 나서 윙 역할을 맡았다. 이재성이 공격형 미드필더, 황희찬과 손흥민이 투톱으로 나섰다.
호주가 젊은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꾸린 가운데 벤투호는 초반부터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점유율 우위를 가져왔다. 수비 라인부터 중원에 이르기까지 상대 수비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침착한 빌드업이 돋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최전방까진 공이 도달하지 못했고 한국은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에도 변화없이 나선 벤투호는 22분이 돼서야 변화를 줬다. 존재감이 부족했던 황희찬 대신 황의조를 투입한 것. 후반 27분과 28분엔 김진수와 이재성을 대신해 홍철과 나상호가 들어섰다.
이후에도 눈에 띌 만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공격 기회를 살리는 능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홍철이 올린 크로스가 니어포스트로 날아들었고 황의조가 수비를 따돌린 뒤 감각적인 발바닥 터치로 밀어넣었다. 벤투 감독도 드디어 밝은 미소를 띄었다.
역시 황의조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벤투호 부임 후 15경기 중 13경기에 출전한 황의조는 6골을 뽑아내며 공격 1옵션으로 꼽혔다. 이날은 황희찬과 손흥민 조합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해결사는 결국 황의조였다.
선수 변화도 중요하지만 잘 되는 공격 옵션을 어떻게 극대화 할지 고민해볼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경기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