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물컵 갑질’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진에어 노조,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가 반응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형국이다.
조현민 전무는 지난 10일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칼 사옥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직함은 그룹 마케팅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다.
한진칼과 밀접한 관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조현민씨가 던진 물컵으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업 이미지, 미래 가치에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며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복귀는 사회적 책임이나 직원들의 요구와는 전혀 상관없이 기득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무혐의이지만 그 어떤 반성이나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과 한번 한 적 없는 그들이 한진칼이라는 지주회사의 경영진이 된다는 것은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경영을 주장하던 그들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는 행태”라고 덧붙였다.
직원연대는 “투명한 대한항공을 기대하던 직원연대지부는 또 다른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며 “끝까지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이들의 독단으로 인한 우리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현민 전무의 ‘외국인 불법 이사’ 건으로 지난해 항공사업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던 진에어의 노조도 발끈했다. “직원이 뛰쳐나가 면허취소는 막아 냈으나 국토교통부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진에어 노조는 “조현민 부사장이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1대 주주인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것은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라며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를 직접 경영할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진칼의 사실상 최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역시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전력이 있는 조현민 전무가 자신이 일으킨 각종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KCGI는 한진칼 이사들에게 △조 전무의 행위로 발생한 진에어 등 한진칼 보유 계열사 주가 폭락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대응 조치 △조 전무 재선임이 이루어진 배경과 재선임과 관련한 이사회의 역할 △조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기준 등을 묻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한진칼을 향한 비난이 수위가 높고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한진그룹은 “조현민 전무는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라고 반박했다. “조 전무 복귀를 통한 그룹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며 엄호에 나섰다.
KCGI의 주장에 한진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승인된 것으로 문제가 없다”며 “조 전무는 한진그룹에서 10년 이상 광고·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스토리텔링 기법 광고, 차별화된 마케팅, 이와 연계한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을 성공적으로 해온 바 있다. 그룹의 전반적인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민 전무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의 둘째 딸이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지난해 4월 홍보대행사 직원에게 음료를 뿌리고 물컵을 던진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10월 조 전무를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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