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프로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 멘탈코치가 되길 희망하는 이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스포츠 심리학 혹은 스포츠 멘탈코칭을 공부하면 모든 종목에 적재적소하게 적용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종목마다 멘탈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방식과 중점을 둘 부분은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스포츠라고 할지라도 골프와 야구는 종목 성격이 아주 다르기에 선수를 이해해야 하는 접근 방법부터가 달라진다. 반면 같은 단체종목이어도 야구선수와 축구선수는 다르게 중점을 두며 코칭해야 한다. 즉, 스포츠 안에서도 종목별 보편성과 특수성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문성은 다양한 종목 선수들을 대상으로 수천시간 멘탈 코칭을 하다보면 자연히 얻어진다.
그렇다면 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생각하는 야구에 꼭 필요한 멘탈관리 항목엔 무엇이 있을까?
2016년 NC 다이노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하고 현재 상무 피닉스 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인 도태훈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도태훈은 지난 시즌 KBO 퓨처스리그 91경기에 나서 타율 0.322(307타수 99안타), 2홈런, 54타점, OPS 0.846을 기록한 우투좌타 내야수다.
도태훈은 "야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매일 경기를 해야 되는 부분에서 특수함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야구선수에게 꼭 필요한 멘탈관리로 ‘끝난 경기 결과는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필수로 꼽았다.
도태훈이 보기에 야구를 잘하는 선배들은 지난 경기에 대해서는 금방 잊고 그 다음 경기 준비에 집중한다고 한다. 도태훈 또한 다 끝난 경기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유형이다. 본래 도태훈은 생각이 많은 편인데, 이러한 성격이 경기가 잘 풀렸을 땐 장점이 되지만 안 풀렸을 때는 생각의 늪에 빠져 다음 경기에도 지장을 줄 수도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플레이가 잘 된 경기는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잘 안풀린 경기에선 빠르게 부정적 감정의 동굴에서 나오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이 덕에 연달아 이어지는 다음 경기에도 도태훈이 안정적인 멘탈로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운동선수든 일반인이든 부정적 감정에 한번 빠지게 되면 안정적인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왜 그런 실수를 한 것일까? 너무 아까운 실책인데…. 괜히 안 좋게 찍힌 거 아닌가?’ 등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감정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도태훈처럼 부정적 감정의 동굴에서도 빠르게 나오는 멘탈을 만들고 싶다면 세 가지를 기억하자.
첫째, 이미 일어난 상황은 내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둘째,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후회도 미련도 아닌 미래로 생각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다. 셋째, 원하는 결과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실행한다.
위의 세 가지 프로세스는 간단해 보이지만 연습하지 않으면 막상 그 상황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멘탈도 연습으로 강화되는 것이다. 실수 후 부정적 감정의 동굴에 오래 머무는 이라면 도태훈의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오늘부터 연습해 보는 것을 어떨까.
소해준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8 K리그 전남드래곤즈 멘탈코치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과정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