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즌 최종전까지도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였던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가 가을야구에서 만난다. 다양한 관전포인트 중에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건 4번 타자 대결이다.
키움과 KT는 16일 오후 2시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치른다.
1차전 승리팀이 PO 진출 확률은 무려 86.7%(26/30, 2000년 양대리그 제외). 양 팀 4번 타자 활약이 시리즈 흐름을 좌우할 수 있을까.
KT는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승리로 이끌며 꿀맛 같은 이틀 휴식을 가졌다. 그러나 시즌 막판 긴장감 넘치는 승부의 연속이었고 부상자들도 있었다.
박병호가 시즌 막판 인대 부상을 당한 게 결정적이었다. 올 시즌 다시 한 번 홈런왕(35개)에 오르며 KBO 역대 최다 홈런왕이 됐지만 정작 가을 무대에서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할 위기가 닥쳤다. 팀을 위해 재활을 택한 박병호는 마지막 2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2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썼지만 여전히 수비는 불가능하고 전력질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그럼에도 이강철 감독의 선택은 4번 자리에 박병호를 앉혔다. 긴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경험도 많고 한 방 능력을 갖춘 박병호가 해줘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대타로 한 타석 나서는 것과 선발로 4타석에 서는 건 다르다. 이틀을 쉰 건 다행이다.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키움의 선택은 정석보다는 변칙에 가깝다. 4번 타자로 올 시즌 4홈런에 그친 김혜성(23)을 내세운 것. 홍원기 감독은 “공격적인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최상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변칙이다. 3번 이정후와 5번 야시엘 푸이그 사이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겠다는 계획이다.
김혜성의 4번 기용이 놀라울 일만은 아니다. 올 시즌 4번으로 나서 타율 0.315(108타수 34안타)을 기록했다. 5번, 2번에 이어 가장 많이 나섰던 타순이기도 하다. KT전 타율 0.321로 강했던 것도 한몫했다.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 타율 0.421로 강했던 김혜성이기에 사이드암 엄상백을 상대로 4번에 기용할 근거는 충분했다.
그럼에도 양 팀 감독이 더 집중하는 건 수비다. 올 시즌 최고 투수로 평가를 받은 안우진을 상대로 엄상백을 내세운다. “상백이가 키움전 2승을 챙겼다. 고척에서도 잘 던졌다(ERA 2.61)”며 “이 감독은 “상백이도 좋은 투수다. 중반까지만 잘 던져주면 후반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수비에 도 초점을 뒀다. KT는 조용호가 훈련 중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했고 이 자리에 송민섭을 내보냈다.
키움도 비슷한 생각이다. 올 시즌 활약이 좋았던 김휘집 대신 유격수 자리에 신준우를 선발로 내보낸다. 홍 감독은 “김휘집은 시즌 후반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오늘은 신준우가 선발 유격수”라며 “안우진이 강한 투수니 지키는 야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수비에 중점을 둬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키움은 포스트시즌에 강했던 송성문을 9번에 배치했고 마찬가지 이유로 올 시즌 성적이 다소 아쉽지만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이용규를 2번에 배치했다.
1차전 승리를 챙기면 PO행에 8부 능선을 넘는다. 지략대결에서 승리할 감독은 누구일지, 또 누가 두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기쁨을 안겨줄지가 이 경기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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