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한 가지 재미있는 논쟁이 있다. NBA(미국프로농구)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35·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KBL 하위 팀에 온다면 우승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MLS(메이저리그사커)에 진출한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CF)가 어쩌면 그 논쟁의 답일지 모른다. 답은 우승이다.
메시가 입단하고 한 달도 안 돼 최약체이던 마이애미가 강팀으로 탈바꿈하더니 리그스컵에서 우승컵까지 거머쥐었기 때문.
메시가 마이애미에 공식 입단한 건 지난달 18일(한국시간). 마이애미는 정규리그에서 5승3무14패로 MLS 동부 컨퍼런스 15개 팀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 스타 베이비드 베컴이 공동 구단주를 맡고 있는 마이애미는 2018년 창단해 2020년 MLS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첫해 10위에 그쳤고 2021년에는 11위에 그쳤다. 지난해 6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메시가 오고 나서는 정규리그에서 어떤 반란이 일어날지 모른다.
우승을 차지한 리그스컵이 증명한다. 리그스컵은 미국과 멕시코 프로팀들이 모여 치르는 컵대회로 지난 2019년 시작됐다. 메시는 이 대회에서 자신이 왜 슈퍼스타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지난달 22일 크루스 아술(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 후반 9분에 투입된 메시는 1-1로 맞선 후반 49분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렸다. 시작에 불과했다. 메시는 리그스컵 결승까지 치른 7경기에서 모두 득점(10골 1도움)을 가동했다. 마이애미는 7경기에서 20골을 뽑아내는 화력의 팀으로 바뀌었다. 마이애미는 리그스컵 결승에서 연장 전후반 120분을 모두 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했다.
메시의 통산 44번째 우승 트로피였다. 메시는 리그스컵 득점왕에 오르며 슈퍼스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헤라르도 마르티노(60·아르헨티나) 마이애미 감독은 리오넬 메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수식어 외에 다른 말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마르티노 감독은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 메시와 사제간으로 만났다.
마이애미는 이제 2번째 우승을 노린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US오픈컵 축구대회 준결승 FC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메시는 이날 경기에서는 골을 넣진 못했지만 2도움으로 활약했다. 0-2로 끌려가던 후반 23분과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동점 골에 모두 관여했다. 승부차기에서는 1번 키커로 나와 골을 넣었다.
마이애미는 내달 28일 결승전을 치른다. US오픈컵은 미국팀만 출전하는 대회로 1914년 시작했다. 올해는 총 99개 팀이 출전했다. 마이애미가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시의 MLS 정규리그 데뷔전은 26일 뉴욕 레드불스와의 방문경기다. 이 경기의 티켓 평균 가격은 483달러(약 64만원)로 일반적인 경기의 티켓값(46달러·6만원)보다 10배 높다. 일부 A열의 티켓은 3600달러(약 477만원)인데 4장 구입이 의무라 최대 1만5000달러(약 199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메시의 뉴욕 데뷔전을 보는 건 피터 루거에서 스테이크로 저녁 식사를 하는 것만큼 비용이 들 수 있다”고 했다. 피터 루거는 뉴욕의 3대 스테이크하우스다.
메시의 인기는 경기장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메시 입단 전만 하더라도 100만명이 되지 않은 마이애미 구단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지금은 1457만명으로 14배 이상 올랐다. 메이저리그(MLB) 인기 구단인 뉴욕 양키스(332만명), LA 다저스(321만명)보다 3배 이상 많다.
지난해 MLS와 10년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에 독점 중계권을 계약한 애플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메시의 경기는 애플TV 플러스에 유료 가입해야만 볼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애플TV 플러스 가입자가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현지 언론의 전망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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