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마운드 위에 있을 때 타자들은 베이스를 훔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등판하기 전까지 1032⅓이닝을 소화하며 내준 도루는 고작 8개. 도루사는 7번이다. 타자들이 아예 뛸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포수의 영향도 크지만 류현진이 좌완인 데다 견제 능력까지 뛰어나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링센틀럴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3 MLB 오클랜드와의 방문경기에서 도루 3개를 내준 건 ‘특이사항’이다. 1경기에서 도루 3개를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3회 2사 1루에서 닉 앨런에게 2루 도루를 내줬고 1-2로 뒤진 5회에는 선두타자 에스테우리 루이스를 내보낸 후 연거푸 도루를 허용했다.
루이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56도루로 아메리칸리그 선두를 달리는 대도(大盜).
다음타자 잭 겔로프 타석 때 2루를 훔친 루이스는 2사 후 라이언 노다 타석 때 3루까지 도달했다.
류현진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노다를 우측 뜬공으로 처리하고 5회를 끝마쳤다.
MLB 2년 차인 루이스는 지난해 1도루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도루왕을 노린다.
이날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포수는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이 아닌 타일러 하이네만이었다. 잰슨은 최근 오른 손가락 골절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류현진은 이날 잘 던지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시즌 2패(3승)째를 떠안았다.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며 5피안타(1홈런) 1볼넷 2실점(2자책) 호투했다. 1-2로 뒤진 5회까지 던진 류현진은 팀이 동점 없이 2-5로 져 패전 투수로 기록됐다. 개인 3연승도 마감했다.
류현진이 이날 상대한 오클랜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MLB 팀 승률(0.302)과 팀 타율(0.224)에서 최하위.
류현진은 3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3회까지 안타 1개만 내주고 삼진은 3개를 잡으면서 무실점 호투했다. 3회까지 투구 수는 36개에 불과해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 소화도 기대하게 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조던 디아즈에게 시속 62.5마일(약 100.5km)짜리 커브를 던지는 등 다채로운 변화구로 승부를 이어갔다. 토론토는 2회 1점을 먼저 내며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순항하던 류현진은 4회 홈런 한 방에 흔들렸다. 2사 2루에서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시속 90.5마일(약 145.6km)짜리 몸쪽 직구를 던졌다가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24m짜리 역전 홈런을 맞았다. 이어 내야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추가 실점을 하진 않았다.
류현진의 이날 총 투구 수는 77개였고 스트라이크는 50개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4.9%나 될 정도로 비율이 좋았다. 직구(21개), 컷 패스트볼(23개), 체인지업(18개), 커브(11개), 싱커(4개)로 다양한 구종을 던졌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48에서 2.65로 올랐다.
피홈런을 조심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2개), 지난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1개)에 이어 류현진은 3경기 연속 피홈런을 내줬다. 올 시즌 7번의 등판에서 피홈런은 5개. 이날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흔들렸고 투구 수도 늘어났다. 4회에만 24개의 공을 던졌다.
류현진이 5이닝을 돌파하는 건 또다시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류현진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은 5이닝. 지난달 8일 무릎 부근에 타구를 맞았던 가디언스전(4이닝)을 제외하고 모두 5이닝까진 채웠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예정대로라면 13일 홈에서 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전이다.
오클랜드와의 앞선 2경기에서 13점을 내며 화력을 보여준 토론토는 이날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MLB.com은 “토론토는 페레스에게 내준 홈런을 만회할 만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77승63패(승률 0.550)의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와일드카드 상위 3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데 토론토는 3위 텍사스 레인저스(승률 0.551)에 승률 1리 밀린 4위다. 텍사스는 이날 오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를 치른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2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다. 시즌 타율은 0.272로 조금 떨어졌다.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은 MLB 첫 3루타를 날렸다.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3으로 맞선 7회 1타점 3루타를 날렸다. 배지환은 홈까지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팀은 5-4로 이겼고 배지환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배지환은 시즌 타율 0.241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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