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오타니 쇼헤이(29)의 7억달러(9240억원) 계약은 모든 면에서 스포츠 역사를 산산조각 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오타니가 LA 다저스와 한 10년 7억달러 계약을 두고 1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오타니의 7억달러 계약에 메이저리그(MLB)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계가 들썩거렸다. 오타니의 나라 일본에서는 호외를 발행했다. 오타니의 이번 계약은 스포츠계 신기원이라는 평가다.
일단 오타니의 이번 계약은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웃의 역대 최고 계약을 뛰어넘었다. 트라웃은 2019년 에인절스와 12년 4억 2천650만달러에 계약해 '4억달러' 시대를 열었는데, 오타니가 불과 4년 만에 신기록을 썼다. 오타니의 연평균 연봉(7000만달러·약 924억)가 MLB 최고액이다. 맥스 셔져(39)와 저스틴 벌랜더(40)가 뉴욕 메츠에서 받았던 4333만달러를 제쳤다.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는 MLB 데뷔 첫해인 2018년 타자 22홈런, 투수로 4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받았다. 2021년과 2023년 AL 최우수선수(MVP)가 되며 MLB를 점령했다. MVP 모두 만장일치로 선정됐는데, MLB 최초였다.
그는 MLB 6시즌 통산 투수로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타자로서는 타율 0.274, 171홈런, 437타점을 썼다. OPS(장타율+출루율)는 0.922로 슈퍼스타의 기준이 0.9를 넘겼다.
지난 9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오타니는 내년 시즌에는 타자로만 출전하고 2025시즌 다시 투타 겸업에 나설 전망이다. 오타니가 내년 시즌 타자로만 출전할 수 있게 되며 계약 규모가 5억달러 아래로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무색하게 됐다.
오타니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마저 넘었다. 메시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와 2017~2021년까지 맺었던 6억7400만(약 8863억7700만원)도 앞질렀다.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몸값(10년 4억5000만달러)마저 넘겨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규모의 계약을 이뤘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의 계약 총액은 MLB의 양키스타디움(뉴욕 양키스 홈구장)과 글로벌 라이프 필드(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를 제외한 나머지 구장 건설비용보다 높다.
포브스에 따르면 7억달러로는 NHL 구단도 살 수 있다고 한다. 6개 구단의 가치가 7억달러 아래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타니의 연평균 연봉은 신시내티 레즈(6750만달러), 캔자스시티 로열스(6720만달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4920만달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3390만달러)의 예상 26인(1군) 연봉 총액보다도 많다. 오타니가 한 팀의 주전선수들을 모두 모아놓은 것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다.
다저스에서 함께 중심타선을 맞출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의 계약 총액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베츠는 2020시즌 도중 다저스와 12년에 3억6500만달러(약 4798억6550원) 계약했다. 프리먼은 2022시즌을 앞두고 6년 1억6200만달러(약 2130억4600만원)에 장기계약을 했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의 연봉 총액은 여성 스포츠리그의 전체 급여보다도 높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와 미국여자프로축구리그(NWSL), 미국여자프로소프트볼리그(Athletes Unlimited), 여자프로테니스(WT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주니어여자아이스하키리그(PWHL)의 전체 급여를 합산한 것보다 높다.
다만 오타니는 계약 기간 내 연봉 수령액은 7000만달러가 안 될 전망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유례없는 연봉 지급 유예'(unprecedented deferrals)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봉의 상당액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받는 것을 말한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다저스가 경쟁 균형세의 부담을 덜고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구단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MLB는 구단 간의 전력 균형을 위해 연봉 총액이 기준점을 넘기면 균형세를 낸다. 다저스의 2023시즌 경쟁 균형세 부과 기준은 2억3300만달러였다. 다저스는 올해 연봉, 계약금 분할 지급 등으로 2억6720만달러를 써 경쟁 균형세를 냈다. 오타니에게 연봉을 지급하면 아무래도 다저스는 10년 내내 경쟁 균형세를 내 대형 FA 영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의 제안처럼 계약 기간을 마치고 연봉을 받게 되면 다저스는 균형세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오타니의 다저스 정규시즌 데뷔 무대는 미국이 아닌 한국이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년 3월 20일과 21일 서울에서 2024 MLB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게 유력하다. 한국 팬들은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오타니와 김하성(샌디에이고)의 맞대결을 볼 수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