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Tip!] 최근 방송된 드라마들에 빠지지 않는 얼굴, 배우 이시언(33). 2012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의 차진 사투리 연기로 주목받은 이시언은 이후 '상어', '귀부인', '모던파머', '호구의 사랑', '순정에 반하다' 등에서 연기하며 출연작을 쌓아올렸다. 주로 주인공의 옆에서 코믹한 모습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얼굴을 알렸다. 감독들이 그를 믿을 수 있는 배우로 기용하는 지금이지만, 이시언에게도 고민이 있다. 지난 23일 종영한 드라마 '순정에 반하다'를 마친 이시언을 만났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인터뷰에 앞서 촬영한 사진을 보고 "분위기가 좋다"고 하자 이시언은 멋쩍어했다. "사진 찍는 걸 너무 어색해해 잘 찍지 않는다"고. 현재 포털사이트 프로필엔 6년 전 사진이 올라와 있다.
◆ 최우식 최재환에겐 츤데레, 정경호에겐 고마워
이시언은 올 상반기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선 신청재 역, 이어 JTBC '순정에 반하다'에선 오우식 역으로 출연했다. 웹툰작가 신청재는 강호구(최우식 분), 김태희(최재환 분)와 함께 극에 빠져선 안 되는 '작업실 3인방'이었다. 3인방의 절친함은 카메라 밖에서도 이어진다. 앞서 배우 최우식 또한 인터뷰에서 이들의 우정(?)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우식이와는 5분 거리에 살아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순정반' FD 전작이 (최)우식이가 출연한 '오만과 편견'이었거든요. 너무 피곤했는지 하루는 '순정반'의 '우식'인 제게 연락해야 하는데 촬영 스케줄을 (최)우식이한테 전해 준 거예요. 우식이 재환이요? 네, 뭐 자주 통화는 하는데 최우식, 최재환 이런 애들이랑 전 안 친합니다."
'안 친하다'면서도 정말 친해야 할 수 있는 표현들이 따라붙었다. 애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틱틱대는 일명 '츤데레'다. 그러면서도 "아, 재환이 얘기를 많이 해야 하는데…." 동료를 살뜰히 챙긴다.
한편 현재 친해지는 '중'에 있는 정경호에겐 각별한 고마움을 표했다. '순정에 반하다'를 촬영하면서는 정경호에게 많은 자극을 받았고 그로 인해 고마운 마음이 크다. 극중 이시언은 정경호(강민호 역)의 가까운 비서로 출연했다. 두 사람의 코믹한 호흡, 애드리브는 '순정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호는 연기를 너무 잘 해요. 평소 행동들에서도 배울 점이 많고요. 제가 '순정반' 촬영 초기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었는데, 그걸 알았는지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덕분에 큰 힘이 됐죠. 정말 고마워요."
◆ 늘 코믹한 친구 역만? 이미지 변화에 고민있는 시기
이시언에게 기대하는 연기와 이미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어 출연이 끊이지 않는 지금이지만, 사실 현재는 행복하면서도 고민이 있는 시기다. 들어오는 캐릭터에 비슷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고민 많은 시기죠. 사실 대중이 기억하는 모습은 '응칠' 등 몇 가지 없지만, 방송가에서 보기엔 많은 작품에서 비슷한 이미지로 비춰진 면이 있죠. 좀 식상하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불안함이 있어요."
연기를 잘 하는 것과는 별개로 있을 수밖에 없는 고민이다. 이시언은 그러나 꽁꽁 싸매고 혼자 괴로워하기보다는 행동하며 해결책을 찾는다.
"고민을 어디 털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런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사실 연기는 매일이 전쟁이죠. 고달프고요. 제가 정말 최고의 배우로 생각하는 사람이 김남길 형인데, 남길이 형이 최근에 '이제 좀 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형이 이제 알 것 같으면 난 언제 아나 싶었죠.(웃음)
제가 해야 할 건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예요. 지금의 역할을 하면서, 그러면서도 조금씩 제가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줘야 하죠."
맡아보고 싶은 역은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정우 분), '순정에 반하다'의 강민호처럼 '남자다운' 역이다. 이시언이 남자다운 역을 맡았던 건 단막극 KBS 2TV '드라마 스페셜-오빠와 미운 오리' 정도다. 극중 이시언은 동생과 두 식구 살림을 꾸려나가는 오빠 '은국'을 맡았다. 동생을 아끼지만 차갑고 매섭게만 보인 모습 아래 따뜻한 진심을 연기했다.
"좋아하지만 겉으로 마음을 드러내기보단 틱틱대는 '츤데레' 역을 해 보고 싶어요. 그랬다가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태도가 바뀌는 거죠. 이런 모습이 멋있고 남자답지 않나 생각하고요. '순정반'에서 (정)경호를 보며 '민호 같은 역을 해 보고 싶다'고도 생각했죠. 연기를 못 했다면 그런 생각이 안 들었을텐데, 너무나 잘 해서 자극도 많이 받았고요."
◆ "언제까지 그렇게 연기할 거냐" 성동일 조언에 감사해
고민 중에 이시언이 늘 새겨두는 조언이 있다. '응답하라 1997'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성동일의 말이다. 성동일 또한 현재는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하지만, 한때 드라마 '은실이'에서의 '빨간양말' 이미지로 오랫동안 기억되기도 했다.
"성동일 형께서 '언제까지 에너지를 쓰기만 하는 연기를 할 거냐'고 말씀해 주셨어요. '연기생활은 장담할 수 없다', '하나의 이미지를 깨는 게 정말 힘들다'고도 말씀해 주셨죠. 너무나 감사한 말씀이어서 기억해 두고 있는데, 형님은 기억 못 하실 것 같아요.(웃음)
사실 '응칠' 촬영장에선 굉장히 혼나며 배웠어요. 그런데 나중에 다른 분들에게 들어보니 동일이 형이 다른 영화 촬영장에선 제 칭찬을 많이 하셨다는 거예요. '이시언만큼만 하라'고요. 나중에 듣고보니 '꼭 나를 보는 것 같았다'고, 너무 뭔가를 너무 하려고 하는 부담이 보여서 그걸 잡아주려고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코믹한' 이시언이 아닌 색다른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시기를 딱히 정해두진 않았어요. 사실 평생 못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시기엔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다 보면 원하는 대로 결과도 오지 않을까요?"
[취재후기] 변화를 예고한 이시언이 그 해답으로 찾은 것 중 하나는 외모적인 변화다. 살을 찌거나 빼면서 얻어지는 외모적 인상의 변화에서 오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시언은 배우 이범수를 예로 들었다. 새로운 모습을 예고한 이시언의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과거 단발머리였을 때의 이범수 선배와, '자이언트'에서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다르죠. 저도 제 연기에 대한 믿음을 쌓고, 체중 감량 등 외모적인 변화도 해 가면서 새로운 모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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