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홈런, 소문난 잔치다웠던 도쿄시리즈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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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홈런, 소문난 잔치다웠던 도쿄시리즈 [MLB]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3.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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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도쿄시리즈 2연전이 만원 관중 앞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와 홍보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리그 개막전을 열고 있다. 지난해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시리즈가 열려 주목받았다. 올해는 무대를 일본 도쿄로 옮겨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가 맞붙었다.

2년 연속 동아시아에서 개최된 개막 시리즈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다저스 간판 오타니 쇼헤이였다. 지난해 54홈런 59도루로 역사상 첫 50-50을 달성한 오타니는 자국 팬들의 환호 속에 2경기를 치렀다. 그 외에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이상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 스즈키 세이야(이상 컵스) 등 5명의 일본인 메이저리거가 도쿄시리즈에 출전해 열기를 더했다.

오타니가 도쿄 시리즈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건 역시 오타니다. 2경기 연속 다저스의 1번 지명타자로 나서 8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 2볼넷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차전 양 팀 통틀어 홀로 멀티히트를 작성하고, 2차전에는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2차전 홈런은 도쿄시리즈의 하이라이트였다. 오타니는 다저스가 5-2로 앞선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범타로 물러난 앞선 두 타석과 달리 이번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볼카운트 2-2에서 네이트 피어슨(미국)의 5구째 시속 99.1마일(159.5km) 패스트볼을 휘둘러 우중간 펜스 너머 관중을 맞췄다. 이후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이 인정됐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역대 6번의 도쿄시리즈에서 2004년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이후 21년 만에 홈런을 기록한 일본인 타자가 됐다. 데이브 로버츠(미국) 다저스 감독은 MLB닷컴을 통해 "오늘 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오타니의 공연을 보러 왔다"며 "오타니는 언제나 그렇듯 멋진 공연을 보여줬다. 오타니가 도쿄돔에서 홈런을 친 것은 모두에게 멋진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오타니는 "팀 동료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일본을 경험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도 "무엇보다 도쿄시리즈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사키가 컵스전 1회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한편, 다저스의 2차전 선발로 등판한 사사키는 MLB 정규리그 데뷔전에서 과제를 남겼다.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무난했으나 볼넷을 5개나 허용했다. 투구수 56개 중 스트라이크(25개)보다 볼(31개)이 더 많을 정도로 제구 난조가 심했다.

다만 최고 시속 100.5마일(161.7km)의 패스트볼과 낙차 큰 스플리터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지난해 서울시리즈에서 크게 흔들린 뒤 안정을 찾았던 야마모토(1이닝 5실점)처럼 반등의 여지가 있다. MLB닷컴은 "1점을 내줬지만, 만루에서 백투백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98마일 패스트볼과 86마일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고 설명했다.

그 외 1차전에서 사상 첫 일본인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다저스 야마모토(5이닝 1실점)와 컵스 이마나가(4이닝 무실점)는 무난한 피칭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반면, 컵스 타자 스즈키는 2경기 8타수 무안타 1볼넷 4삼진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도쿄돔 앞에서 관중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도쿄시리즈는 1차전 4만2365명, 2차전은 4만2367명의 만원 관중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암표 가격이 2000만원에 달하는 등 예매 전쟁이 치열했다. 1차전 시청률은 간토 지방에서 31.2%, 오타니와 사사키의 출신지인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 기준으로는 39.8%를 달성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경기 외적으로도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졌다. 오타니와 함께 일본을 찾은 MLB 선수단은 거리에 도배된 오타니 광고에 연신 감탄했다. 사이영상 2회 수상자인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미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오타니의 삼각김밥 광고를 가리키며 ‘난 이 사람을 안다’고 농담하기도.

오타니는 16일 일본 동료 선수들과 함께 총액 200만엔(1970만원) 규모의 일식 요리를 대접해 눈길을 끌었다. 미슐랭 3스타 셰프를 섭외하고, 참치 177kg 해체쇼를 보여주는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오타니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는 임신 중이라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지만, 작은 가방에 일본 과자를 정성스럽게 담아 다저스 선수단 가족에 선물했다. "내 고향에서의 시간을 즐겨달라"는 친필 메시지도 함께 담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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