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지난해 9월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했던 박문성, 박주호 참고인에 대한 해코지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긴 말이다.
강유정 의원은 지난해 체육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몽규(63) 대한축구협회(KFA)장이 4선에 성공한 뒤 “정 회장의 측근들이 (참고인들에게) 여러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문성 참고인이 K리그 해설위원에서 하차하고, 참고인들과 거래 관계에 있는 회사들에 외압을 가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

유승민(43) 신임 대한체육회장의 '인준(승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배경이다. KFA의 상위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체육 종목단체장의 인준권을 갖고 있다. 지난달 26일 85.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정몽규 회장 또한 유승민 회장의 인준을 받아야 정식으로 취임할 수 있다.
유승민 회장은 1월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에서 정몽규 회장의 인준 여부 관련 질문에 "여론에 의존하면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수 있으니 휩쓸리지는 않겠다.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개월 후에도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유승민 회장은 5일 국회 문체위에서 "선거에 대한 이의 신청 기간이 내일(6일)까지"라며 "이의 제기가 없으면 결격 사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인준을 해야 하는 것이 규정"이라 말했다. 변수가 없는 한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정몽규 회장의 인준 여부가 대한체육회와 KFA만의 문제가 아닌, 문체부 내지 정부까지 얽힌 복잡한 관계라는 데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KFA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KFA에 정 회장 등 주요 인사들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불복한 KFA는 1월 11일 문체부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고, 지난달 11일 집행정지를 인용 받았다.
문체부가 항고한 사이 KFA는 정몽규 회장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지 않고 예정대로 차기 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문체위 의원들은 KFA와 문체부가 법정 다툼 중인 만큼 정 회장의 '인준 보류'를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유승민 회장에게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유승민 회장은 "법원에서 진행 중인 사안과 관련해서는 상황이 생기면 차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고, 면밀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여러 말씀들을 참고해서 심사숙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아울러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을 열어준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역할 부재를 개선할 것이라 천명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 체제에서 공정위의 연임 승인율은 91%에 달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유승민 회장은 "공정위에 대한 지적과 질타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공정하게 운영될 방안을 마련해 추후 보고드리겠다. 문체부와도 협의를 거쳐서 최대한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체육회 대의원총회를 기점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한 유승민 회장은 국회 문체위 신고식을 통해 한 번 더 개혁 의지를 나타냈다. 유승민 회장은 "체육계가 바뀌어야 할 때다. 제가 주도해서 체육인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변화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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