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파격행보다. 일본 최고의 마무리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후지카와 규지(35)가 돈을 받지 않고 뛴다.
닛칸스포츠,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스포츠매체들은 9일 일제히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고치 파이팅독스와 계약을 맺은 후지카와의 계약 내용을 공개했다.
후지카와는 무보수로 뛰는 대신 고치 구단이 입장수익의 10%를 지역 아동복지시설에 기부한다. 1년 단위가 아닌 경기 단위의 계약이라 등판일, 이적 등 자신의 거취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언제든 일본프로야구(NPB) 복귀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후지카와는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기 위한 최상의 선택이다. 고향인 이곳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면서 "내 공이 통한다는 확신이 서면 프로 무대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치 구단은 “후지카와가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끝낼 리가 없다. 지금은 이곳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며 “우리는 그가 더 높은 곳, 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2000년 한신에 입단한 후지카와는 2006년부터 한신의 수호신으로 군림했다. 2013년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두 차례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하는 등 7시즌 220세이브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220세이브는 일본 프로야구 통산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통산 성적은 562경기 출전해 42승 25패 220세이브, 평균자책점 1.77이다.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지만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며 3년 통산 1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일본 국가대표로도 자주 출전해 한국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하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이종범에게 결승 2루타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이진영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던 선수다.
‘독립리그 선수’ 후지카와의 첫 등판은 오는 20일 열리는 유료 시범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