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Q 이세영 기자] 흔히 톱스타가 잠시 주춤한 뒤 빠른 시간 내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면 ‘거 봐라. 세상에서 제일 쓸 데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다’라는 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애초에 클래스가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회복한다는 것.
이는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야구선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던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 박석민(30)이 7월부터 부활 모드에 돌입, 더 뜨거운 8월을 보내고 있다. 호쾌한 타격으로 삼성의 상승세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는 박석민이다.
박석민은 6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전에서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을 기록, 삼성의 14-8 승리에 견인했다.
7월에 좋았던 분위기를 이어간 박석민이다. 그는 7월 한 달 동안 타율 0.434에 7홈런 23타점을 집중하며 KBO리그 7월 최우수선수(MVP) 후보까지 올랐다. 아쉽게도 기자단 투표에서 박병호(10표)에 단 2표차로 밀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부진했던 6월에 비하면 완전히 타격감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었다. 박석민은 6월 타율 0.250에 4홈런 9타점에 그쳤다.
6월까지 월간타율이 모두 2할대에 머물렀다. 고질적인 왼손 중지 부상을 안고 있는 박석민은 허벅지 통증까지 겹쳐 올 시즌 고전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7월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아주 가파르게.
8월 질주도 만만치 않다. 이달 들어 6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에 1타점 6득점을 기록 중인 박석민은 삼진이 단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선구안에서도 빼어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는 들어오는 공에 방망이가 따라 나가는 면모를 자주 보여줬지만 타격감을 회복한 뒤엔 특유의 레그킥을 펼치며 공을 받쳐놓고 치는 빈도가 높아졌다. 노림수가 적중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달 29일과 30일 NC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2홈런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득점권 타율도 날로 상승하고 있다. 박석민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무려 0.383로, 팀 내 1위이자 전체 4위에 올라 있다. 이 부문 리그 선두인 NC 박민우(0.410)와 격차는 2푼 7리. 조금만 더 분발한다면 리그 1위 자리도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소 기복 있는 타격과 부상으로 성적이 들쑥날쑥 할 것 같지만 박석민은 통산 성적으로도 꾸준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10경기 이상 출장했고 2012년부터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3할 타율을 찍었다. 올해도 0.316의 타율을 나타내 4년 연속 3할 타율이 유력한 상황이다.
야마이코 나바로, 최형우가 버티고 있는 삼성 중심타선에서 박석민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타자로서 밸런스를 맞춰줄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상황에서 장타를 터뜨리며 많은 타점을 쓸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팀 승리로 직결되고 있다.
잠시 주춤했을 뿐, 박석민은 박석민이다. 매년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기에 당분간 박석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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