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묶여 2016 리우 올림픽 출전 기회가 막힌 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과 대한체육회의 공식 만남이 한 차례 연기된 끝에 불발됐다.
대한체육회 박동희 홍보실장은 25일 “박태환 측에서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일정을 오후 2시로 한 차례 미뤘고 정오를 조금 넘어 결국 무기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태환과 체육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만남을 가질 계획이었다. 체육회 쪽에서는 조영호 사무총장이 참석하고 국내에서 훈련중인 박태환도 직접 방문할 예정이었다. 박동희 홍보실장은 “선수 측에서 특별한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대해 확실하게 조율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에 일정을 다시 잡아 연락을 주겠다고 했고 이에 '알았다'고 답했다”며 “대한체육회는 박태환 측에서 연락이 오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환 소속사인 팀지엠피 관계자는 “급히 논의를 해야 할 문제가 생겼다”며 “당장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면담을 앞두고 양측이 사전에 의견을 주고받다가 입장차만 다시 확인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체육회의 변화를 기대했다가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섬이 없는 것을 확인한 박태환 측에서 향후 대응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체육회의 규정 개정 방침이 바뀌지 않는다면 박태환으로서는 이번 만남에서 실익은 물론 의미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국제수영연맹(FINA)이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1종 금지약물인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나와 18개월 선수 자격 정지를 당했다. 이후 지난 3월 징계가 풀렸으나 도핑에서 걸린 선수는 징계가 끝난 뒤에도 3년 동안 대표선수가 될 수 없다는 체육회 규정에 따라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체육회의 결정에 반발한 박태환은 지난달 26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신청을 한 상태다. CAS는 도핑으로 징계가 끝난 뒤 올림픽 출전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이중처벌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는 국제스포츠계 적용되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달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400m, 1500m에서 FINA가 정한 리우 올림픽 A기준기록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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