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주관과 소신이 뚜렷한 배우 김남길이 인종·성차별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안길 수 있는 작품은 배우로서 거절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 작품을 통해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이자 한 작품을 책임지는 중대한 날을 앞둔 배우가 보여야 할 참된 대응이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연출 박보람, 극본 박재범) 8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전편에 이어 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열혈사제2'는 낮에는 사제, 밤에는 벨라또의 역할을 위해 천사파 보스로 활약하는 분노 조절 장애 열혈 신부 김해일(김남길 분)이 부산으로 떠 국내 최고 마약 카르텔과 한판 뜨는 공조 수사극이다.
지난 2019년 종영한 '열혈사제'는 최고 시청률 22%를 달성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사이다 넘치는 스펙터클한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의 케미 등이 큰 사랑을 받아 시즌2 제작 논의까지 이어졌다.
2019년 '열혈사제', 2022년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SBS 대상을 두 차례 거머쥔 김남길은 이번 대상도 기대하냐는 물음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 배우들과) 같이 시즌2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쁘다. 상에 연연하지 않고 가당치도 않다"며 "오늘 시청률이 어느 정도 나오면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목표 시청률에 대한 질문에는 "시즌1의 시청률을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도 있지만 (드라마 시장이) 5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며 "그럼에도 (참여하는 배우로서) 개인적인 열망, 시즌1에 대한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숫자적인 성공보다는 가치, 척도 20%를 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청자와 배우, 스태프 모두가 기다린 '열혈사제2' 첫 방송날이지만 전날 보도된 김남길의 드라마 출연설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남길은 '참교육' 출연 제안에 다시 한 번 거절 의사를 밝히며 '열혈사제2'에 조명이 가길 바라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김남길은 "오늘이 '열혈사제2' 첫 방송날이라 다른 부정적인 이슈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7일 한 매체는 김남길이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의 출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가람, 채용택 작가의 네이버웹툰 '참교육'은 무너진 교권을 지키기 위해 나선 교권보호국 소속 나화진이 선을 넘는 학생들과 선을 모르는 학부모들, 선을 긋는 교사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김남길은 주인공 나화진 역을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교육'은 연재 당시 인종차별과 성차별, 학생 체벌 옹호 등 각종 논란으로 인해 북미판 서비스가 중단되고 국내판에서도 해당 회차가 삭제된 바 있어 드라마 제작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김남길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성명문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남길은 8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차례 논란 진압에 나섰다. 그는 "회사 차원에서 작품 제안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한 뒤 "지금 '열혈사제'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시간도 여력도 없다. 그동안 저의 모든 작품을 사랑해 주신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 저를 믿어주시고 올겨울은 주말마다 '열혈사제'와 함께 많이 웃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동일한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참교육'은 제가 제안 받은 여러 작품 중에 하나다. 예전에 한 번 거절했던 작품이기도 하다"며 "관련 이슈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는데 홍종찬 감독님이 합류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다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교육' 제안을 고민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 교육에 관심이 많다. 학교물은 아직 완벽하지 않은 정신과 신체를 가진 학생들이 벌이는 이야기이지 않나. 학교물 속 범죄 노출 같은 이야기가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인가, 어른들에 대한 잘못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물 작품들을 고민하던 찰나에 제안을 받았고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재 '열혈사제2' 촬영이 한창이기에 '참교육'과 관련된 이슈를 면밀히 살펴보고 드라마 각색에서 달라진 부분을 들여다 볼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작품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많은 분들이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작품은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김남길이 출연하는 '열혈사제2'는 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디즈니+, 웨이브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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