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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범고래 인천상륙작전' 아이스하키 제3구단 대명이 꿈꾸는 터프한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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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범고래 인천상륙작전' 아이스하키 제3구단 대명이 꿈꾸는 터프한 혁명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25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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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창단, 27일 개막 아시아리그 데뷔...송치영 감독 "터프한 아이스하키 보여드릴 것"

[200자 Tips!] 인천에는 스포츠 팀이 많다. 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시작으로 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와 현대제철, 농구단 전자랜드와 신한은행, 배구단 대한항공과 흥국생명, 럭비단 현대 글로비스까지 있다. 겨울스포츠의 꽃 아이스하키팀이 화룡점정한다. 범고래를 마스코트로 앞세운 신생팀 대명 킬러웨일즈다. 인천 시민들은 앞으로 2년간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터프한 남자의 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인천=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이상민 기자] “대명 킬러웨일즈가 대한민국 아이스하키계를 움직이는 제3구단으로 자리잡겠습니다.”

지난 5월 23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 서준혁 대명홀딩스 대표이사는 킬러웨일즈의 창단을 공식 발표하며 결의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국내 우수선수를 육성하고 강릉과 인천 지역민들의 건전한 여가 문화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도 함께였다.

▲ 대명 킬러웨일즈는 지난 5월 창단했다. 안양 한라, 하이원에 이은 국내 3번째 실업팀이다. 수비수 이승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1년 6개월 남겨둔 시점. 아이스하키계가 경사를 맞았다. 대명은 안양 한라(1994년 창단), 하이원(2004년 창단)에 이은 3번째 실업팀이다.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를 뜻하는 킬러웨일즈의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정부 인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명은 오는 27일 개막하는 2016~2017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 참가한다. 2003년 출범한 리그에는 대명, 한라, 하이원(이상 한국), 오지 이글스, 일본제지 크레인스, 도호쿠 프리블레이즈, 닛코 아이스벅스(이상 일본), 차이나 드래곤(중국), 유즈노 사할린스크(러시아) 등 4개국 9개팀이 참가한다. 범고래 군단은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막바지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 대명그룹의 아이스하키 사랑, "인천 시민 여가 문화 보급"

대명그룹의 아이스하키 사랑은 정평이 나 있다. 리조트, 호텔 등 문화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대명은 킬러웨일즈 출범 전 3시즌 동안 국군체육부대(상무)의 네이밍 스폰서를 맡았다. 2014년 4월 고양에서 개최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대회 때는 메인 스폰서로 나섰고 지난해 8월부터는 아이스하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웹툰 캠페인을 전개했다.

황명호 킬러웨일즈 홍보마케팅 매니저는 “구단주(서준혁 대표이사)께서 워낙 아이스하키를 좋아하신다. 평창 올림픽을 전후한 향후 3년간 아이스하키 붐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단을 만드신 것”이라며 “리조트 동종업계인 하이원과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다면 그 또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인천은 임시 연고지다. 평창 올림픽 전까지 2년간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강원도 강릉하키센터로 안방을 옮긴다. 정부는 메가이벤트 개최 후유증인 경기장 사후관리 고민을 대명 덕분에 덜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대명 측이 사업상의 여러 위험 요인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의 올림픽 유산 계승에 기여하고자 대승적 결정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반색했다.

그렇다고 인천에서의 2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는 게 대명 측의 생각이다. 송치영(35) 감독 역시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인천 시민들께 ‘아이스하키가 재미있는 종목이구나’라는 걸 반드시 알려드릴 것”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 "터프한 하키" 송치영 감독의 출사표

지도자 인선이 신생팀답게 파격적이다. 송치영 감독은 국내 아이스하키단 사상 최연소로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이 됐다. 캐나다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한 그는 현역 시절 고려대와 하이원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하이원 코치, 2014 고양 세계선수권 대표팀 통역을 지냈고 고려대 코치로 김희우 감독을 돕다가 대명의 러브콜을 받았다.

▲ 국내 최연소 아이스하키단 사령탑이 된 송치영 감독은 "터프함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그동안은 감독님을 돕기만 하면 됐는데 이젠 모든 걸 책임지고 섬세한 것을 하나하나 챙겨야 하니 매일매일 고민이 많다. 팀도 젊은데 나까지 어리다”고 웃었다. 이어 “재밌게 즐기고 싶다. 경험은 없지만 다같이 뛰어야 한다. 외국인선수들이 서포트해준다면 내가 원하는 터프한 스타일의 팀을 꾸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킬러웨일즈는 지난 4월 트라이아웃으로 뼈대를 구축했고 외국인선수 3명과 계약했다. 이적을 원한 선수들도 영입, 총 22명으로 선수단 구성을 완료했다. 그런데 신생팀을 이끌고 아시아리그 홈, 원정 48경기를 치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송치영 감독은 “대학생들은 한 시즌에 많이 뛰어봐야 10경기 내외다. 해외 원정같은 경우 백투백 일정이 있어 힘들 것”이라며 “그래서 대학과 연습경기도 일부러 연속으로 잡고 있다. 아직까지 만족은 못하지만 외국인들과 손발도 맞추지 않았으니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명은 지난 8일부터 11일간 연세대, 고려대와 각 3차례씩 연습경기를 가졌다. 전적은 6전 전승. 갈수록 경기력이 나아졌다. 송 감독은 “다들 첫 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지만 어차피 바닥에서 시작하는 거라 잃을 게 없다”며 “후회 없는 게임을 펼치고 싶다. 아이스하키의 거친 매력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장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범진. 한라, 하이원, 상무 등 국내의 모든 클럽에서 활약했던 베테랑은 주장의 중책을 맡았다.

◆ 아시아리그 개막 카운트다운, 오라! 선학으로

8월 27일. 안양 한라와 아시아리그 개막전이 대명의 첫 공식 경기다. 선학빙상장이 보기 좋게 들어선 광경을 꿈꾸며 구단 관계자들은 발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 황명호 매니저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도지훈이 사전 공연을 한다. 오션월드 상품권도 있을테니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다”고 인천 시민의 성원을 바랐다.

입지는 좋다. 선학빙상장은 인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남동구 구월동과 차로 10분 거리다.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이 있는 문학경기장과도 지근거리다. 인천지하철 문학경기장역, 선학역의 중간에 위치해 대중교통으로 찾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주소지인 연수구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 마케팅을 전개하기에 편하다고. 송도 NC큐브에서도 개막전을 알리는 부스를 설치해 스킨십에 나섰다.

때마침 2003년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을 실화로 다룬 국가대표2가 지난 10일 개봉했다. 수애, 오달수, 오연서, 진지희 등이 출연한 영화 덕에 SNS 상에서 킬러웨일즈의 존재를 알리기도 한결 수월했다.

▲ 킬러웨일즈는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 팀들과 백투백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익혔다.

대명 프런트는 아이스하키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로 구성됐다. 황명호 매니저는 하키뉴스 코리아 기자 출신이다. 하키선수 출신인 이현준 매니저는 상무에서부터 대명그룹과 함께했다. 박송이 매니저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직원이었다. 신생팀에 걸맞은 일당백 인재들이다.

황명호 매니저는 “차량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를 제작하고 선수들이 훈련용으로 입는 티셔츠를 3000장 제작해 배포하는 등 대명이 생활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연수구민을 위한 이벤트, 서포터 발족, 대학생 기자단 등 생각하고 있는 게 참 많다. 정신없는 시기를 보내고 나면 추진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 '경력 단절' 종료, 사연 많은 선수들의 각오

선수단의 각오도 남다르다. 실패를 맛본 이들이 신생팀 창단으로 새 아이스하키 인생을 살게 됐다.

김동연(29)은 독립리그를 전전하다가 마침내 실업 무대를 밟는다. 아버지의 공사 현장업무를 도우면서 4년간 어린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키 레슨을 하며 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운동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힘들었다”며 “트라이아웃에서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는 오로지 아이스하키 하나에만 전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미소를 띠었다.

출발이 늦은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김동연은 “제때 프로에 입단한 동기들이 6~7년차인데 나는 이제야 루키”라며 “주눅들고 싶지 않다. 자신감 있게, 부담 없이 실수를 줄이려 집중하고 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지만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돌발적인 움직임만은 자신 있다. 경험을 통해 익숙해지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 대명에는 사연 있는 선수들이 많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창단 멤버가 된 이들은 새 인생을 살게 된 것을 감사하고 있다. 공격수 이동근이 연습경기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막내 윤상원(23)도 “트라이아웃에서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정말 기뻤다. 신인답게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경기 템포가 대학리그에 비해 최대 두 박자까지 빨라 적응에 애를 먹고 있지만 경험 있는 선배들이 늘 조언해주신다.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패기를 보였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새출발하는 이들도 있다.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국내 최고의 골리로 군림했던 2007~2008 시즌 신인왕 엄현승, 몸싸움을 즐겼던 인포서로 핑크색 스케이트 끈과 글러브 착용해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박태환, 그리고 하이원, 한라, 상무 등 모든 클럽에서 다 뛰어본 주장 김범진 등이 뼈대를 구축한다.

김동연과 윤상원은 “감독님도 선배들도 분위기를 잘 잡아주신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의사소통이 잘 된다. 주장과 베테랑 선수들의 지적, 조언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며 “아시아리그 10경기를 치러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힌다던데 경험을 통해 익숙해지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대명 킬러웨일즈 선수단

△ 단장 = 권광수
△ 감독 = 송치영
△ 트레이너 = 윌리엄 제임스 머리
△ 선수 = 이동민, 김동연, 김준희, 박기선, 박중현, 박태환, 서동현, 이동근, 윤상원, 조재형, 아담 에스토클렛, 브렛 판햄(이상 공격수), 김범진, 오현호, 이승원, 이재규, 이호성, 오광식, 조석준(이상 수비수), 엄현승, 이창민, 타일러 와이먼(이상 골리)

[취재 후기] 막내가 탄생하면 리그에 활력이 생기는 사례들을 숱하게 봐왔다. 첫 해부터 훌륭한 성적을 못내도 좋다. 투지, 패기, 정열, 도전으로 똘똘 뭉쳐 한라, 하이원과 중국, 일본, 러시아 클럽들을 긴장시키기를 바란다. 인천 시민들이 범고래 군단의 여정과 함께한다면 더 빨리 자리를 잡을 것이다. 멋진 사나이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대명 킬러웨일즈는 오는 27일 개막하는 아시아리그에 9번째 팀으로 참가한다. 공격수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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