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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준 헝가리 임대, 종목별 대표 '저니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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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준 헝가리 임대, 종목별 대표 '저니맨'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14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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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아넬카-루카토니, 야구 도텔-최익성 등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저니맨(Journeyman).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일하던 수공업자를 일컫는 말이다. 스포츠에서는 자주 팀을 옮겨다니는 선수들을 가리킨다. 9번째 팀을 찾아 헝가리로 떠난 석현준(26)은 대표적인 저니맨이다.

데브레첸은 1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석현준 영입 소식을 전했다. 포르투갈 FC포르투 소속 석현준이 헝가리 데브레첸의 유니폼을 입게된 것.

2009년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석현준은 벌써 9번째 팀을 만났다. 이처럼 다양한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이 또 있을까.

▲ 석현준이 헝가리 데브레첸으로 이적했다. 데브레첸은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국가대표 석현준을 포르투갈 FC포르투에서 임대 영입했다"며 “석현준은 지난 시즌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에서 임대생으로 뛰었던 191㎝의 장신 공격수”라고 설명했다. [사진=데브레첸 공식 홈페이지 캡처]

많은 사람들이 수준 이하의 선수들에게 저니맨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프로 구단은 효용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선수는 절대 영입하지 않는다. 꾸준히 원하는 팀이 있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방증이다. 헝가리행을 택한 석현준의 경우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 여러 팀에서 뛰어본 다양한 경험 등이 매력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해외로 사례를 돌리면 프랑스 출신 니콜라 아넬카를 빼놓을 수 없다. 아넬카는 1996년 파리생제르맹(PSG)에서 데뷔 무대를 치른 뒤 이듬해 아스날로 이적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임대), 맨체스터 시티 등을 거쳤고 2005년에는 터키 페네르바체로도 진출했다. 2006년 볼튼 원더러스로 돌아온 아넬카는 첼시로 다시 옮겨 2008~2009시즌 득점왕에 올랐다. 2011~2012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아넬카는 이후에도 중국 상하이 선화, 인도 뭄바이 시티에도 진출하며 총 12개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이탈리아 출신 골게터 루카 토니는 총 16개팀에서 활약했다. 헝가리로 이적한 석현준의 두 배 가까운 소속팀을 가졌다. 좀처럼 팀에 융화되지 못하는 고약한 성격이 문제가 돼 자주 팀을 옮기면서도 득점왕을 세 차례나 차지하기도 했다.

야구계에도 유명한 저니맨들이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맷 스테어스와 옥타비오 도텔은 무려 13개 팀에 몸담았다. 이 부문 MLB 최다 기록의 주인공들이다.

타자 출신 스테어스는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시작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등을 거치며 타율 0.263에 265홈런 899타점을 기록, 2011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은퇴했다. 투수로 활약했던 도텔은 뉴욕 메츠에서 데뷔해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에서 활약하며 59승 50패 109세이브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한 뒤 201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다.

▲ 최익성은 국내 프로야구의 대표적 저니맨이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해 6개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사진=스포츠Q DB]

헝가리로 이적한 석현준이 국내 축구선수 중 대표적인 저니맨이라면 야구계 저니맨의 상징은 최익성이다. 1994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5시즌 동안 활약한 최익성은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저니맨의 길로 들어선다. 한화 이글스-LG 트윈스-KIA 타이거즈-현대 유니콘스-삼성-SK 와이번스의 유니폼을 차례로 입었다. 2005년 타율 0.267에 60홈런 216타점 309득점 등의 기록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현재 최익성은 자신의 별명을 딴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석현준이 헝가리 클럽으로 이적한 가운데, 국내 농구에서는 황진원을 능가할만한 저니맨을 찾기 힘들다. 서울 삼성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발을 내딛은 황진원은 시즌을 치르기도 전에 창원 LG로 트레이드되더니 다시 여수 코리아텐더로 이적했다. 이후에도 서울 SK, 부산 KTF, 안양 KT&G, 원주 동부, 다시 서울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뛰어난 수비력을 갖춰 백업 멤버로 활용하기에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구에서는 유독 세터들의 이적이 잦다. 강민웅(수원 한국전력)과 황동일(대전 삼성화재)은 각기 다른 네 팀의 유니폼을 입었고 V리그 여자부 10주년 올스타로 선정된 김사니는 아제르바이잔 로코모티브 바쿠를 포함해 4개 팀에서 활약한 뒤 2014년 화성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위 사례들에서 보듯 잦은 이적을 안 좋게만 바라볼 것은 아니다. 다만 해외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여러 팀을 옮겨다니는 석현준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걱정이 큰 것은 사실. 헝가리행을 택한 석현준이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며 진일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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