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크로아티아가 덴마크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눌렀다. 페널티킥을 놓친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는 웃고 120분 동안 찬란히 빛난 카스퍼 슈마이켈은 우는 아이러니한 축구였다. 크로아티아는 스페인을 무너뜨린 개최국 러시아와 8강에서 격돌한다.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 20위 크로아티아는 2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12위 덴마크와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조별리그 ‘죽음의 조’ D조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아이슬란드를 제쳤던 크로아티아는 껄끄러운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를 제압하고 1998 프랑스 월드컵 4강(3위) 이후 20년 만에 8강에 안착하는 기쁨을 누렸다.
크로아티아는 오는 8일 오전 3시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이 지휘하는 FIFA(피파) 랭킹 70위 러시아와 8강전을 치른다. 앞서 러시아 역시 스페인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웃었다(4-3).
크로아티아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가 ‘죽다 살아난’ 한판이었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연장 후반 12분 안테 레비치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놓치는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 덴마크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의 선방이 빛났다.
분위기를 넘겨준 듯 했으나 크로아티아에도 슈마이켈 못지않은 든든한 수문장 다니엘 수바시치가 있었다. 승부차기에서 그는 첫 번째 크리스티안 에릭센, 네 번째 라세 쇠네, 다섯 번째 니콜라이 예르겐센의 킥을 막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포효한 이는 수바시치였지만 FIFA가 선정하는 경기 최우수선수(MOM, Man of the Match)는 패한 쪽의 ‘거미손’ 슈마이켈이었다. 아버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레전드 피터 슈마이켈의 환호를 이끌어낸 모드리치 페널티킥 세이브를 비롯 크로아티아가 날린 22개 슈팅 중 21개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크로아티아, 덴마크 양 팀은 경기 초반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덴마크가 킥오프 61초 만에 마티아스 예르겐센의 골로 앞서가자 크로아티아는 3분 뒤 마리오 만주키치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엔 크로아티아가 경기를 주도했으나 덴마크의 수비를 뚫지 못해 11m ‘러시안 룰렛’까지 향했다.
아게 하레이데 감독의 구축한 촘촘한 라인 간격,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 최고 복병 크로아티아를 낚을 뻔 했던 덴마크는 승부차기 무더기 실축으로 짐을 쌌다. 세계적인 미드필더인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 에릭센은 선축을 놓쳐 체면을 구겼다.
프랑스, 페루, 호주와 조별리그 1승 2무, 크로아티아와 16강까지 4경기 정규시간 기준으로는 패배가 없는 덴마크라서 러시아 월드컵 결과가 유독 아프다. 역대 최고 성적인 1998 프랑스 월드컵 8강과 타이 달성을 눈앞에서 놓쳐 아쉬움이 갑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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