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8년 만에 값진 승리를 거두며 대회를 마감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최강 독일을 격파하며 많은 감동을 안겨줬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에만 도취돼 있을 수는 없다. 스포츠Q는 이번 대회 한국 축구가 남긴 의미와 보완점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새겨본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웨덴과 멕시코에 패했을 때까지만 해도 부정적이었던 여론이 독일전 승리를 기점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16강 진출 목표 달성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충분히 잘 싸웠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아쉬움은 크다. 신태용 감독은 되새겨 볼수록 아쉬운 스웨덴전 전술 운용을 비롯해 매 경기 변화를 줘야 했던 선수 기용 등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부상으로 인한 이탈 전력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많은 축구 팬들은 지난해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치렀던 2차례 국내 평가전을 많이 떠올린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을 치러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2경기였다.
한국은 콜롬비아전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최전방에 이근호와 손흥민을 동시에 투입했는데 이 선택이 큰 효과를 봤다. 아시아 최종예선 8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던 손흥민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며 2골을 몰아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재성과 권창훈이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이들을 지원했고 중원엔 기성용과 고요한이 버텼다. 포백으론 김진수, 장현수, 권경원, 최철순이 나섰고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버틴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염기훈도 교체 자원으로 투입돼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세르비아전에도 이와 큰 변화를 주지 않았고 한국은 1-1 무승부의 성과를 냈다. 여기에 당시 부상으로 잠시 이탈해 있던 수비의 핵심 김민재까지 돌아온다면 완벽한 베스트 11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부상 악령이 신태용호를 집어 삼켰다.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 만큼이나 공격의 핵심으로 여겼던 권창훈이 월드컵 직전 소집을 하루 앞두고 오른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 시켜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던 이근호도 무릎 부상을 당했다.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최종 엔트리엔 포함되지 못했다. 세트피스의 귀재 염기훈도 갈비뼈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수비의 핵심이던 김민재와 김진수도 각각 종아리뼈와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특히 김진수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마지막에 부상으로 낙마하는 아픔을 겪었다.
베스트 라인업에서 4명을 잃은 신태용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에 맞는 전략을 짜기 위해 마지막 평가전까지 실험을 이어갔고 이는 많은 축구 팬들의 비판의 대상이 됐다.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기에 다소 억울함도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부상 선수들의 줄 부상을 꼽았다.
설상가상. 스웨덴과 1차전 도중 박주호가 전반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한국은 때 이른 교체 카드 한 장을 사용해야 했고 그를 대신해 나간 김민우가 페널티킥을 내주며 뼈아픈 연쇄 충격을 당했다.
박주호가 이탈한 가운데 2차전 멕시코전 도중엔 기성용마저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심판의 오심으로 파울이 불리지 않은 것도 모자라 뼈아픈 실점까지 해야 했고 기성용은 3차전 독일전에 나서지 못했다. 다행히 독일을 꺾기는 했지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는 대회에서 기성용이 가장 의미 있는 순간 피치를 떠나 있었던 것은 본인에게나 축구 팬들 모두에게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지만 예상 외로 충분히 잘 싸운 월드컵이었기에 부상 이탈 자원들이 유독 그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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