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롤)에는 141가지의 챔피언이 존재한다. 선수들은 메타와 팀 조합에 따라 챔피언을 선택한다. 때로는 주류 메타에 반하는 '깜찍 픽(Pick)'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기도 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 롤 금메달을 목표로 삼은 국가대표팀은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까.
지난 6월 12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된 2018 롤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스플릿과 포스트 시즌에 선수들이 사용한 챔피언과 전적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이 사용할 챔피언을 예상해본다.
챔피언 선택은 상대방의 조합과 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것은 아님을 밝힌다.
# 탑 '기인' 김기인 – 평균 데스 0.89 아트록스, 플레이오프 캐리한 퀸도?
2018년 최고의 탑 라이너로 성장한 김기인(아프리카 프릭스)은 넓은 챔피언 활용을 자랑하는 선수다. 탱커뿐 아니라 캐리형 챔피언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김기인의 챔피언을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롤챔스 서머 스플릿에서 김기인이 선택한 챔피언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것은 아트록스다. 아트록스는 강력한 라인전을 앞세워 초반부터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챔피언이다. 기인의 아트록스는 6승 3패의 성적으로 66.7%로의 승률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9경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인의 아트록스는 평균 0.89의 데스를 기록했다. 경기 당 죽은 횟수가 채 한 번이 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보여준 퀸도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원거리 챔피언 퀸은 빠른 공격속도와 강력한 데미지로 탱커형 챔피언도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퀸의 위력은 더욱 커진다. 지난 16일 열린 롤챔스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세트에서 김기인은 그리핀의 탑 라이너 '소드' 최성원의 나르를 무력화시키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 정글 '스코어' 고동빈 – 88.9%의 압도적 승률 세주아니, 시그니처 그라가스는?
초대 롤 국가대표 주장, '위대한 정글러' 고동빈(KT 롤스터)은 이번 시즌 세주아니를 활용해 큰 재미를 봤다. 고동빈의 세주아니는 8승 1패로 90%에 육박하는 승률을 기록했다. 세주아니 자체가 현 메타와 잘 어울리는 챔피언이지만, 이번 시즌 고동빈의 세주아니는 말 그대로 경기를 터뜨리며 상대 팀에게 좌절을 안겼다. 탱킹과 한타 모두 좋은 밸런스를 갖춘 세주아니는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동빈의 시그니처 픽 그라가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2015년 정글러로 전향한 이후 고동빈은 꾸준히 그라가스를 선택했다. 특히 고동빈은 그라가스의 궁극기 '술통폭발'을 예술적으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 진영을 붕괴시키고 한타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의 그라가스는 이번 시즌 4승 1패를 기록했다.
# 정글 '피넛' 한왕호 – 무난한 선택 트런들, 공격 성향 강한 올라프는?
한왕호(킹존 드래곤X)는 고동빈과 다른 유형의 정글러다. 그는 공격적 성향이 강한 선수다. 서머 스플릿에서 부진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한왕호가 선택한 챔피언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것은 트런들이다. 트런들은 빠른 레벨링을 통해 상대 정글러를 압박할 수 있다. 또한 트런들의 '얼음 기둥'은 교전 시 변수 창출이 가능한 스킬이다. 이번 시즌 한왕호의 트런들 전적은 5승 2패다.
초반에 승기를 잡는 극단적인 선택을 위해 올라프를 뽑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당시 한왕호의 올라프는 5전 전승으로 승률 100%를 기록했다. 서머 스플릿에서 올라프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공격적인 성향의 한왕호에게 올라프는 여전히 좋은 카드로 보인다.
#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 부진에도 승률 높은 갈리오, 국제대회 맹활약 라이즈는?
극도의 부진을 겪은 이상혁(SK텔레콤 T1)은 이번 시즌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냈다. 하지만 부진 속에서도 이상혁의 갈리오는 빛났다. 이번 시즌 그의 갈리오 전적은 4승 2패. 갈리오는 한타 및 이니시에팅(교전을 유리하게 하려고 싸움을 거는 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챔피언이다. 미드 이외의 다른 라인에서 상대방을 압도하고 갈리오가 서포트하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된다면, 한국팀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라이즈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라이즈는 갈리오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챔피언이다. 라이즈 또한 궁극기 '공간 왜곡'을 통해 빠르게 팀원과 합류할 수 있다. 라이즈는 데미지 부분에서 갈리오보다 높은 존재감을 보이는 챔피언이다.
# 바텀 라이너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 – 최다승 애쉬, 1티어 이즈리얼?
박재혁(Gen.G)은 자타공인 서머 스플릿 최고의 원거리 딜러다. 비원딜 챔피언 메타의 강세에도 박재혁은 우직하게 원딜 챔피언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박재혁은 애쉬를 통해 12승 3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이동기가 부실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CC(Crowd Control, 군중제어기)를 통해 이니시에이팅을 할 수 있다.
유틸성이 강한 이즈리얼도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룰러의 이즈리얼은 9승 4패를 기록했다. 이즈리얼은 높은 생존력과 다양한 활용성을 바탕으로 메인 딜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이즈리얼의 궁극기 '정조준 일격'은 오브젝트 싸움에도 활용될 수 있다.
# 바텀 라이너 서포터 '코어장전' 세이브왕 탐켄치, 라칸 활용도 가능?
조용인(Gen.G)은 화려함이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안정감있는 서포터다. 조용인이 선택한 챔피언도 그와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가장 많이 사용한 탐 켄치는 팀원을 구할 수 있는 챔피언이다. 또한 궁극기 '심연의 통로'를 통해 동료들의 교전을 도울 수 있다. 박재혁과 조용인이 바텀 라인전에서 상대를 누르고 로밍(Roaming, 다른 라인의 플레이어를 돕는 플레이)을 다닐 수 있다면 경기는 쉽게 풀릴 것이다.
라칸 역시 좋은 선택이다. 조용인은 라칸으로 9승 3패를 기록했다. 라칸은 이니시에이팅에 특화된 챔피언이다. 궁극기 '매혹의 질주'는 롤 최상위 CC기에 속한다. 라칸 활용 시 박재혁은 자야를 선택해 두 챔피언의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메타와 상·하향의 영향이 분명 존재하지만, 롤 챔피언은 절대 강자, 약자로 정확히 재단할 수 없다. 선수들은 상대방의 밴, 팀의 조합에 따라 챔피언을 구성한다. 아시안게임에서 롤 국가대표팀은 어떤 챔피언으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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