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혈투가 예상됐던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라이벌전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두산이 타선과 수비는 물론이고 다소 열세로 점쳐졌던 마운드에서도 LG를 압도하며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시즌 4차전에서 7-2 대승을 거뒀다.
두산은 SK 와이번스(22승 11패 1무)에 승차 없이 승률(0.667-0.657)에서 뒤진 2위로 올라선 반면 8연승을 달리던 LG는 하루 만에 선두 자리를 내려놓고 3위로 떨어졌다.
두산에선 다승 1위 조쉬 린드블럼이 평균자책점 수위 타일러 윌슨과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린드블럼이 낙승을 거뒀다.
린드블럼은 7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9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실점하며 시즌 6연승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은 1.38에서 1.53으로 다소 높아졌지만 윌슨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윌슨은 2회 2안타와 볼넷 2개로 밀어내기 실점하더니 4회엔 허경민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5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4이닝 11피안타(1피홈런) 6실점, 올 시즌 최악의 투구. 평균자책점은 1.57로 높아졌다.
집중력의 차이도 승부를 가른 요인 중 하나였다. 두산이 윌슨에게 뽑아낸 11개의 안타 가운데 8개가 속구를 친 것이었는데 윌슨은 속구가 먹히지 않자 변화구로 승부를 펼쳤지만 허경민은 윌슨의 몰리는 커브를 노려쳐 담장을 훌쩍 넘기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수비에서도 차이가 났다. 두산은 허경민과 김재호, 오재원을 앞세운 탄탄한 내야 수비로 린드블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팀이 6-1로 앞선 5회초 무사 1,2루에서 오재원이 김용의의 직선타를 병살타로 만드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LG는 달랐다. 1루수 김용의가 실책성 플레이로 안타를 내줬고 4회초 오지환이 상대의 악송구를 틈타 출루한 이후에도 어설픈 판단으로 2루에서 아웃되며 추가점을 뽑을 기회를 놓쳤다.
타선에서도 마찬가지. 안타 수는 두산이 15개, LG가 13개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LG는 산발타에 그쳤다. 6회에 뽑은 1점도 오지환의 홈런에 의한 것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12개의 안타로 1점을 뽑아낸 셈이다.
그러나 두산은 2회 윌슨의 난조 속에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내더니 4회 흔들리는 윌슨을 집중 공략해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8회말 이날 데뷔전을 치른 LG 오석주를 상대로 날린 김재호의 솔로포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
8회말엔 권혁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고 박치국은 2사 만루 상황에 등판해 이형종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⅓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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