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는 진지했고 우려하던 것처럼 ‘사장님’ 박재범(33·AOMG)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졌다. 이제 오르테가와 정찬성(33·코리안좀비MMA·AOMG)의 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격투기 전문 매체 MMA정키에 따르면 8일(한국시간) UFC 248이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장외 격투가 열렸다. 오르테가가 정찬성의 소속사 대표인 박재범을 뺨을 가격한 것.
오르테가의 분노는 대체 왜 정찬성도 아닌 박재범을 향했을까.
시곗바늘은 돌려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당초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지난해 12월 UFC 부산에서 맞붙기로 돼 있었다. 정찬성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의 매치였다. 당시 UFC 페더급 랭킹 6위였던 정찬성은 2위 오르테가를 꺾을 경우 타이틀샷을 받을 수 있었다. 다나 화이트 UFC 대표가 약속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르테가가 부상으로 상대는 4위 프랭키 에드가로 교체됐다. 챔피언 출신 에드가를 1라운드 만에 화끈하게 때려 눕힌 뒤 그는 정상에 오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보장된 기회는 사라졌다. 화이트 대표도 전과 달리 확답을 주지 않았다.
오르테가와 대결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게 도발을 했던 정찬성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무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자신의 무리수를 인정했다. 그리고 정찬성은 결국 오르테가와 대결을 얻어냈다.
이번에도 정찬성은 다시 무리수를 던졌다. 지난달 10일 MMA 저널리스트 아리엘 헬와니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전화 인터뷰에 나선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를 도발하는 동시에 오르테가와 재대결 의사에 대해선 “걔는 저한테 이미 한 번 도망갔다”며 “굳이 잡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오르테가를 분노했다. “한국에서 트래시토크에 대해선 사과도 했고 남자다웠기 때문에 다 괜찮았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너는 그냥 XXX 같다”고 화를 참지 못했다.
그리고 화살은 박재범에게 향했다. 당시 정찬성의 통역을 담당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오르테가는 “이 싸움에 끼여든 걸 환영한다”면서 “다만 나와 마주쳤을 때 내가 널 때려도 놀라지 마라. 부상과 도망가는 건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찬성의 발언을 박재범이 더욱 자극적으로 전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여기까진 격투기계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트래시토크. 문제는 오르테가는 꽤나 진지했다는 것이다.
MMA정키에 제보한 한 목격자에 따르면 오르테가는 코메인 이벤트인 여성 스트로급 타이틀전이 진행 중이던 도중 박재범에게 다가가 지난달 트래시토크에 대해 따지며 뺨을 때렸다. 정찬성이 화장실을 갔던 시점이었다. 이후 오르테가는 안전요원들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번 사건과 깊은 연관이 있는 헬와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재범에게 직접 들었다”며 “오르테가가 ‘네가 제이팍(박재범)이 맞냐’고 묻고 ‘그렇다’고 하자 뺨을 때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회가 마무리 된 후 화이트 대표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좀비(정찬성)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오르테가가 미쳐 버렸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분명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르테가에게 어떤 징계가 내려질지 등과 별개로 다음 매치업은 이미 확정돼가는 모양새다. MMA정키 자체 설문에 따르면 정찬성과 오르테가가 추후 격돌할 것 같다는 의견이 전체 92%로 압도적 공감을 사고 있다.
페더급 4위 정찬성은 안와골절 재수술을 받은 뒤 7,8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샷을 얻어내기 위해 도발까지 했지만 복귀전 상대로 오르테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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