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건도 명예기자] 경남 플레이오프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남은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패하며 플레이오프 자력 진출의 희망을 접게 됐다.
경남은 지난달 3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2 26라운드에서 수원에 1-2로 패했다. 안병준에게 멀티골은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 박기동이 추격 골에 성공했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경남은 나머지 팀들에 비해 한 경기를 더 치른 채 4위에 머물게 됐다.
경남은 좀처럼 사용하지 않던 쓰리백을 꺼내 들었다. 올해 경남 수비의 핵심이었던 이광선은 부상으로 명단 제외됐다. 이를 대신해 설기현 감독은 배승진, 강승조, 박태홍을 수비진에 포진했다. 전문 중앙 수비수는 배승진밖에 없었다. 팀 수비의 핵이 빠진 상황에서 나온 설 감독의 과감한 시도였다.
그러나 경남은 경기 초반부터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다. 전반 5분 안병준의 프리킥이 그대로 빨려들어 갔다. 약 25m 거리에서 직접 슈팅을 가져간 것이 골문 왼쪽 상단을 갈랐다. 손정현이 손을 뻗었지만, 슈팅이 너무 강했다.
선제골 이후에도 수원의 공격에 휘둘렸다. 수원은 라인을 높이 끌어올려 경남을 압박했다. 경남은 상대 뒷공간을 노렸으나 수원의 조유민-이한샘 중앙 수비라인에 쉽게 막혔다. 수원은 볼 탈취 이후 계속 적극적인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다. 장성재, 김건웅 슈팅이 매번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손정현 선방이 없었다면 경남의 추가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몇 있었다.
전반 32분엔 경남 수비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수원 한정우가 1대1 기회를 맞았으나 손정현 발끝에 막혔다. 이후 세컨드 볼이 안병준에게 떨어졌지만 슈팅이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사실상 골과는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수원이 지배하는 흐름에서 전반전이 종료됐다.
경남은 빠르게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일수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허나 결과를 가져온 건 수원이었다. 후반 8분 안병준 추가골이 터졌다. 크로스를 감각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설기현 감독이 야심차게 내세운 쓰리백은 수원 공격진에 경기 내내 고전했다.
결국, 경남은 전술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10분 쓰리백의 한 축인 박태홍 대신 네게바를 투입하며 쓰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수원 맹공을 막는 데 급급했다. 수원은 라스, 최규백 등 교체 투입 자원들이 경남 골문을 두들겼다. 투입된 황일수, 네게바도 별다른 위협적인 상황은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내려앉은 수원이 수차례 위협적인 역습을 만들었다. 손정현의 선방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추가골을 내줄 상황도 더러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돼서야 경남 만회골이 터졌다. 최준 크로스를 박기동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동점골을 노리기엔 시간이 부족했고, 그대로 경기는 수원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남은 이날 경기 결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위기 상황이다. 3위 서울 이랜드와는 승점 2 차이, 대전과 전남과는 동률이다.
사실상 플레이오프 자력 진출은 쉽지 않다. 남은 건 1경기. 게다가 상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다투는 5위 대전이다. 과연 경남이 이 위기 상황에서 극적인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