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4·미국) 또 한 번 돈 잔치를 벌인다. 이번 상대는 전문 복서도, UFC 파이터도 아닌 유튜버다.
메이웨더는 오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락스타디움에서 유명 유튜버 로건 폴(26·미국)과 8라운드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벤트성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천문학적인 대전료가 오간다. 메이웨더는 이번 한 경기로 1억 달러(1111억 원)에 달하는 돈을 챙긴다.
이전 매치들과는 다르다. 이번 경기는 23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버 로건의 도발로 시작됐다. 격투기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로건은 오래 전부터 메이웨더의 심기를 건드렸다.
아마추어라고는 해도 신장 188㎝ 장신으로 메이웨더(172㎝)보다 신체적 우위를 갖고 있다. 프로복싱 경기에도 한 차례 출전했는데, 1패를 당했다.
메이웨더는 가소롭다는 반응이다. 폭스스포츠에 따르면 메이웨더는 “내 별명이 ‘머니’인 이유가 있다. 혹독한 훈련을 거쳐 이 자리에 왔다”며 “이벤트 경기에서 수준차이를 보여주겠다. 로건은 합법적인 은행강도”라고 말했다. 자신과 달리 손쉽게 돈을 버는 로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
로건은 유튜버답게 유쾌하게 받아쳤다. “메이웨더는 나를 유튜버, 가짜 싸움꾼으로 생각하는데 실컷 두들겨 패주겠다”며 “메이웨더를 때려눕히고 지구상 최고 복서가 되겠다. 그리고 나서 은퇴할 것이다. 메이웨더에게 재대결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메이웨더는 2015년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당시 47전 전승을 달리던 그는 필리핀 영웅 매니 파퀴아오(43)와 격돌해 판정승을 거뒀다. 세기의 대결이라 불렸던 이유 중 하나는 진정한 최강자를 가리는 대결이었다는 점 말고도 프로스포츠 최대 규모의 돈 잔치였기 때문이다. 당시 메이웨더는 1억5000만 달러(1668억 원)를 벌어들였다.
이후 은퇴를 했지만 돈이 되는 이벤트 매치엔 종종 나섰다. 2017년 UFC 두 체급을 동시 석권한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를 상대하며 1억 달러를 챙겼고 2년 후엔 일본 나스카와 텐신과 비공식 매치를 통해 100억 엔(1014억 원)을 따냈다.
그의 별명이 ‘머니’인 이유가 허점을 찾을 수 없는 완벽함으로 대전료를 쓸어 담는다는 뜻도 있지만 돈이 되는 일은 가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로건의 동생인 2000만 유튜버 제이크 폴(24)도 UFC 챔피언에 기세 좋게 도전장을 던졌다. 제이크의 상대는 UFC 웰터급 전 챔피언인 타이론 우들리(39·미국). 2014년 ‘스턴건’ 김동현과 맞붙어 1라운드 KO 승리를 거두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파이터다.
제이크는 로건에 비해 실전 경력이 더 화려하다. 지난 4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84㎏급 국가대표 출신이자 벨라토르 웰터급 전 챔피언 벤 아스크렌(미국)과 복싱 대결에서 1라운드 TKO 승리를 거두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프로 복서들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둘 만큼 복싱 능력이 탁월하다. 대학시절 레슬링 선수로도 활약해 맷집도 뛰어나다.
형이 먼저 링에 오른 뒤인 오는 8월 우들리와 복싱 대결이 예정돼 있다. 격투기와 복싱 팬들에겐 연이은 이색 대결이 흥미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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