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역시 공은 둥글다. 강한 나라만이 살아남으라는 법은 없다. 이번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예상 밖의 승부가 나오는 이변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가 예상 밖 선전을 하며 대회 16강에 진출한 가운데 이번에는 조지아가 포르투갈을 꺾는 역대급 이변을 만들어냈다.
조지아는 27일(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의 아레나아우프샬케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2-0으로 눌렀다. 조지아의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74위. 이번 유로 2024 본선 진출 24개국 중 가장 낮다. 반면 포르투갈은 6위의 강국. 조지아 선수단의 가치는 2452억371만원으로 포르투갈(1조5760억)의 ⅕의 수준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조지아가 더 강했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나폴리)가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고 후반 12분에는 조르지 미카우타제(메스)의 페널티킥으로 쐐기를 박았다. 조지아의 이날 볼 점유율은 불과 28%. 슈팅 횟수에서도 포르투갈에 7-22로 밀렸지만 정확도에서 조지아가 앞섰다.
이날 조지아는 승점 4(1승 1무 1패)로 F조 3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터키에는 1-3으로 졌지만 체코와의 2차전에서는 1-1로 비겼다. 조지아는 지난 3월 플레이오프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유로에 진출했다. 첫 진출에서 기적을 쓰며 16강까지 이뤄낸 것. 이번 유로에서는 6개 조 1, 2위 팀이 16강에 오르고 3위 팀 중 성적 상위 4개 팀도 16강에 진출한다.
조지아의 승리가 확정되자 선수단은 우승이라도 한 듯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얼싸안았다. 관중들도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경기 후 “조지아 국민들에게 최고의 날”이라며 “우린 역사를 만들었다. 아무도 우리가 포르투갈을 이길 것이라고 믿지 않았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실현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기뻐했다.
조지아 대표팀의 사령탑 프랑스 출신의 윌리 사뇰 감독은 선수 시절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수비수 출신이다. 2006 독일 월드컵 때는 한국과의 조별리그에 출격한 바 있다. 2021년 3월 조지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첫 출전한 유로에서 기적을 썼다.
그는 포르투갈전을 마친 후 “조지아의 국민들이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만드는 게 내 책임이었다”라며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지아는 16강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과 맞붙는다.
반면 포르투갈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는 선발 출전해 66분을 소화하며 3번의 슈팅을 날렸지만 조지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호날두는 후반 11분 곤살루 하무스(파리 생제르망)와 교체되는 과정에서 그라운드 바닥을 걷어차며 불만을 보였다.
호날두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호날두가 월드컵과 유로 등 출전한 10번의 메이저대회 조별리그에서 필드골 득점이 없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16강 라인업이 모두 가려졌다. 조별리그에서 벨기에(3위)를 꺾으며 돌풍을 일으킨 슬로바키아(45위)는 16강에서 잉글랜드(5위)를 만난다. 잉글랜드는 이번 유로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 1무 1패(승점 4)에 그쳤고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7위)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이변을 일으킨 오스트리아(25위)는 터키(42위)와 맞붙는다. 프랑스(2위)가 벨기에와 16강에서 맞붙으며 빅매치를 꾸리게 됐다.
유로 2024 16강 일정은 오는 30일 스위스(19위)-이탈리아(10위)전을 통해 시작한다. 유로 2024 중계는 티빙과 tvN 스포츠에서 볼 수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