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선발 평균자책점(ERA) 0.62.
프로야구 개막 4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내달리는 LG(엘지) 트윈스 선발진의 기록이다. 요니 치리노스(베네수엘라)~손주영~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베네수엘라)~임찬규가 차례대로 등판, 도합 29이닝 2실점을 합작했다. 전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해 리그 최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시즌 전 예상을 웃도는 행보다. 올 시즌 KBO리그는 엄상백을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온 한화 이글스,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갖춘 두산 베어스 등이 선발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는 5선발 중 한 명이었던 최원태를 삼성 라이온즈로 보내 변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 상대로 평가를 뒤집었다. 25일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주중 3연전. LG는 5-0, 4-0으로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두 경기에서 각각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에르난데스, 임찬규의 호투가 빛났다.
25일 나선 에르난데스는 류현진과 만나 명품 투수전을 벌였다. 류현진이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지만, 에르난데스는 7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맹활약한 게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26일 등판한 임찬규는 엄상백 상대로 판정승했다. 엄상백이 4⅔이닝 2실점으로 주춤한 사이, 임찬규는 투구수 100개로 9이닝 2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생애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데뷔 15년 만에 이룬 쾌거다. 리그 내 토종 선발 중에서는 2022년 6월 11일 KT(케이티) 위즈 고영표(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LG 선발진의 활약에 불펜과 타선도 힘을 냈다. 불펜은 함덕주, 유영찬, 장현식이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3경기 2홀드의 김진성을 비롯해 박명근, 우강훈, 김강률, 백승현 등이 뒷문을 지켰다. 타선은 4경기에서 타율 0.500(14타수 7안타) 3홈런 7타점을 폭발한 4번타자 문보경의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신바람 야구’에 팬들은 구름 관중으로 보답했다. LG는 26일 홈경기에서 입장권 2만3750장이 모두 판매돼 홈 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개막전 포함 4경기 연속 만원 관중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관중 집계를 전산화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2022년 개막 5연승 이후 최고의 출발을 보인 LG는 27일 선발로 좌완 송승기를 예고했다.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퓨처스(2군)리그 남부리그에서 ERA 1위(2.41)와 다승 1위(11)를 동시에 기록한 유망주. 5선발 송승기가 최원태의 빈자리를 채우면 LG 선발진은 빈틈이 사라진다.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LG는 디펜딩 챔피언 KIA(기아) 타이거즈가 시즌 초반 김도영, 박찬호의 부상으로 흔들리면서 기회를 잡았다. 염경엽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LG가 4번째 우승을 향해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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