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 박은진이 나온다는 가정하에 투표하신 것 같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고희진 대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감독은 플레이오프(PO) 승리팀 예상 투표 결과를 접한 뒤 이렇게 말했다.
배구팬 59.7%, 미디어는 무려 87.5%가 정규리그 3위 정관장의 PO 승리를 전망했다. 2위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후반기 8승 10패로 부진했기 때문. 또한 정관장의 쌍포, 리그 득점 3위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802점)와 5위 부키리치(638점)의 막강한 화력도 높은 평가에 한몫했다.

변수는 부키리치의 포스트시즌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데 있다. 정관장은 25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PO 1차전을 치른다. 그러나 21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고희진 감독과 세터 염혜선은 ‘부키리치가 아직 볼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는 지난달 22일 서울 GS칼텍스 KIXX전에서 착지 도중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돼 4~6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포스트시즌 출전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 교체 없이 6라운드를 소화했지만, 이제는 기적을 기대해야 한다.
여기에 미들블로커 박은진도 상태가 좋지 않다. 지난달 26일 GS칼텍스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간 뒤 공식전에 나서지 못했다. 187cm의 박은진은 190cm의 정호영과 함께 정관장의 중앙을 책임지는 핵심 자원이다. 현대건설의 양효진-이다현 조합과 대등한 맞대결을 위해서는 박은진이 돌아와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를 출사표로 내세운 고희진 감독은 부키리치와 박은진의 PO 출장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미지수다. 그날이 돼야 알 것 같다”며 “내 성격상 감출 수가 없어서 뛸 수 있으면 뛴다고 할 텐데, 그렇지 않아서 이렇게 말한다. 트레이너들이 밤낮으로 준비하고 선수들도 의지가 있다. 꼭 뛸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전력으로 현대건설과 멋지게 붙고 싶다”고 말했다.
염혜선은 “부키리치가 없는 대로 연습하고 있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공백을 전다빈, 박혜민 등이 잘 메울 거라 생각한다”며 “혜민이는 지난해 봄배구도 잘 버텨줬다.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 1차전을 앞두고 박은진은 출전, 부키리치는 결장에 무게가 실린다.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의 어깨가 무겁다. 염혜선은 “메가를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상대 블로킹이 높다. 영상을 보며 메가와 그 외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잘 쓰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또한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태국)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전력이 온전치 않다. 두 팀 모두 외국인 날개 공격수의 공백을 메울 토종 자원들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현대건설과 정관장이 PO에서 맞붙는 건 V리그가 출범한 2005시즌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2시즌 연속 우승, 정관장은 2011~2012시즌 이후 13시즌 만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린다.
역대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에서 18번의 PO 중 1차전을 승리한 팀은 100% 확률로 챔프전에 진출했다. 3판 2승제 PO에서 승리한 팀은 오는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서 정규리그 1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프전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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